1원전 북서쪽 60㎞서 정부 기준치 초과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가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현의 쌀에서 방사성 세슘이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쌀에서 기준치를 넘겨 세슘이 검출된 것은 처음으로, 후쿠시마산 쌀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현은 16일 후쿠시마시 오나미지구의 한 농가가 올해 수확한 쌀(현미)에서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1㎏당 500베크렐)를 넘는 1㎏당 63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북서쪽으로 약 60㎞ 떨어진 곳에 있는 이 농가는 26아르(1아르는 1000㎡)의 논에서 고시히카리 품종 840㎏의 쌀을 생산했다. 다행히 자택과 농협의 창고에 보관하고 있어서 유통은 되지 않았다.
후쿠시마현은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되자, 즉시 이 일대 농가 154곳 전체에 쌀 출하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이 지구에서 생산된 쌀에 대해 출하정지 지시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12개 현 3000여곳의 쌀 샘플을 검사한 결과, 기준치 이상으로 세슘이 검출된 곳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후쿠시마현도 이를 근거로 지난달 12일 후쿠시마산 쌀에 대해 ‘안전 선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뒤늦게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검출됨에 따라 그동안의 검사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토양 중 세슘 함량이 높은 곳을 대상으로 쌀을 샘플 채취하여 검사했다. 오나미 지구의 경우 2곳의 논에서 샘풀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1㎏당 30베크렐 안팎의 세슘이 검출되는데 그친 바 있다. 결국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한, 고농도로 오염된 쌀이 검사에서 빠져나가 유통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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