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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오사카유신회 ‘기미가요에 기립거부 3번이면 면직’ 조례 제정했지만
오사카부 교사 8명 기립거부…논란 커질 듯

등록 2012-02-26 21:02수정 2012-02-26 22:07

지난 24일 오전 10시, 오사카시 미나토구의 한 공립 고등학교 졸업식장에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다. 졸업장을 받아 든 3학년생 266명과 교사 전원이 일어서서 노래를 불렀다. 그동안 적잖은 일본 교사들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기미가요나 히노마루(국기)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국가를 부를 때 기립을 거부해왔지만, “이날 졸업식을 거행한 16개 학교를 취재한 결과 교사가 기립하지 않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25일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지역 정당인 오사카유신회가 지난해 학교 공식 행사에서 기미가요를 부를 때 반드시 기립하도록 한 조례를 의회에서 통과시킨 뒤 처음 열린 이번 졸업식에 주목해 왔다. 오사카유신회는 현재 부의회에 똑같은 업무명령을 세 차례 어긴 교사를 면직할 수 있는 조례 개정안도 발의해둔 상태다. 그동안 일본의 대표적인 우파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 등이 기립을 거부한 교사들을 징계해왔지만, ‘면직’까지 시도하진 않았다.

그러나 모든 교사가 침묵한 것은 아니었다. 오사카부 교육위원회는 이날 졸업식을 실시한 부내 32개 학교 가운데 기립하지 않은 교직원이 6개 학교에 8명 있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들이 기립하지 않은 이유 등을 확인한 뒤 직업명령 위반으로 징계 처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시모토 시장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밥을 먹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기립 명령에) 반대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며 이들을 맹비난했다.

애국 교육을 강조하는 오사카유신회의 방침을 둘러싸고 학교 현장은 둘로 갈라져 있다. 오사카 공립 고등학교의 한 50대 교사는 “그동안에는 (기미가요를 부를 때) 한 번도 기립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고민 끝에 일어났다”며 “학생들을 위해 이번엔 일어났지만 명령으로 사람의 마음까지 빼앗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오사카부의 한 학교 교장(56)은 “공무원이라면 반드시 법을 지켜야 한다. 양심의 자유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맞섰다. 새달 16일까지 오사카에서 212개 학교의 졸업식이 예정돼 있어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은 크다. 세번 기립을 거부한 교사를 면직할 수 있는 조례는 올해 4월 열리는 입학식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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