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치 <아사히신문> 6면에 실린 의견광고
반환 40년 됐지만 미군기지 그림자 여전
후텐마 기지 이전 등 요구하며 평화시위
후텐마 기지 이전 등 요구하며 평화시위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는 초등학생들의 머리 위로 미군 수송기가 날아간다. 어린이들이 머리를 들어 불안스레 올려다본다. 13일치 <아사히신문> 6면에 실린 의견광고(사진)의 사진이다. 거기엔 ‘전장의 소리, 그 공포’란 제목 아래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후텐마 기지의 현실입니다. 사랑하는 이가 생명의 위협에 처해 있다면 당신은 침묵하고 있겠습니까?”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오키나와 주민 5001명이 돈을 모아 낸 의견광고다. 이들은 “후텐마 기지는 없앨 수 있다. 미 해병대를 철수하라”고 주장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 점령당했던 오키나와가 일본에 반환된 지 15일로 40년을 맞지만, 오키나와 사람들은 여전히 미군기지의 짙은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홋카이도 등 일본 각지에 미군이 주둔하고는 있으나, 미군 전용시설의 면적으로 보면 75%는 여전히 오키나와에 집중돼 있다. 오키나와 주민들은 사고 위험과 소음으로 큰 불편을 주는 후텐마 비행장의 현외 이전을 무엇보다 강력히 요구해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미국은 후텐마 기지를 같은 현 안의 헤노코 기지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중이어서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오키나와 반환 40돌은 오키나와 주민들에게 축제가 아닌 투쟁의 장이 되고 있다. 주민 3000여명은 13일 기노완시 해변공원에서 ‘5·15 평화와 생활을 지키는 현민대회’를 열고 ‘전쟁 반대, 기지 반대’를 외쳤다. 11~13일엔 오키나와 남부에서 북부까지 125.1㎞를 연인원 6000명이 이어가며 행진을 벌었다. 15일엔 이시가키지마에서 평화행진을 할 예정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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