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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사요나라 원전” 도쿄 달군 17만명

등록 2012-07-16 20:32수정 2012-07-16 21:58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 등 제안
원전 재가동에 “아이들 지키자”
“겨우 전기입니다. 겨우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있습니까. 아이들을 지킵시다. 일본의 국토를 지킵시다.”

영화 <마지막 황제>의 음악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60)는 16일 도쿄 요요기공원에 모인 십수만명에게 이렇게 외쳤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 역시 유명 소설가인 세토우치 자쿠초 등도 단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요나라(안녕) 원전 10만인 집회’로 이름 붙인 반핵 시위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로 나온 인파까지 모여 성황을 이뤘다. 주최 쪽은 17만명(경찰 추산 7만5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이 오전부터 집회를 벌인 뒤 오후에 신주쿠, 하라주쿠, 시부야 등 세갈래로 나눠 “원전 재가동 반대”를 외치며 거리행진에 나서면서 시위는 절정을 이뤘다. 한 참가자는 “어린이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나왔다”고 말했고, 또다른 참가자는 “집회 소식을 듣고 후쿠시마에서 왔다”고 <티브이 아사히>에 말했다.

1960년대 안보투쟁 시대 이후 일본에서 사라졌던 시위 풍경은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자발적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위들로 다시 부활했다. 특히 이날 집회가 의미가 있었던 것은 최근 일본의 상황 때문이다.

애초 이 집회를 지난 5월5일 오에 겐자부로와 사카모토 류이치 등이 제안할 당시만 해도 일본에서는 50개 원전 전체가 멈춘, 이른바 ‘원전 제로’ 시대가 열린 때였다. 이들은 정지된 원전을 모두 폐로하고, 고속증식로 몬주 재처리공장 운행을 단념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세우라는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지난달 오이원전의 재가동을 결정하고 지난 1일부터 제3호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18일부터는 제4호기도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해 원전사고 이래 최대 인파가 모인 이날 도쿄 도심 시위는 이런 정부의 강행 방침에 대한 일본인들의 분명한 ‘경고’이며, 탈원전 여론이 돌릴 수 없는 대세임을 보여준 것이다.

실제 원전 재가동 이후 매주 금요일 총리관저 앞에서 열리는 반원전 시위 참가자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다. ‘사요나라 원전’ 단체의 활동가 가마타 사토시는 “원전이 가동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재가동에 따른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독일 <데페아>(dpa) 통신에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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