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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뚱뚱해지는 후쿠시마 아이들

등록 2012-12-26 17:54수정 2012-12-27 10:15

방사선 피폭 우려 외부활동 삼가
실내 활동 늘면서 간식량도 증가
5~17살 비만을 전국서 최고 기록
“운동환경 열악, 식습관 교육해야”
일본 후쿠시마의 주부 사와무라 미에(31)는 갈수록 뚱뚱해져 가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걱정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년반 사이에 아들의 몸무게는 8㎏가 늘었다. 그는 “원전사고가 있기 전에는 하루종일 쏘다니느라 삐쩍 마른 아이였는데 올해는 학교에서 ‘가벼운 비만’이라는 판정까지 받았다”라고 걱정스레 말했다. 아이는 축구부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밖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피폭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선뜻 허락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로 직격탄을 맞은 후쿠시마현에 또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로 어린이 비만이다. 문부과학성이 26일 발표한 5~17살 학교 보건통계를 보면, 신장별 표준 체중보다 20% 이상 체중이 더 나가는 비만 어린이의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특히 5~9살, 14살, 17살의 비만도는 전국 1위를 차지했고, 다른 나이대의 아이들도 전반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더 뚱뚱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사고 전인 2010년보다 전반적으로 크게 높아진 것이다. 6살 남자아이의 비만 비율은 2010년 6.18%의 2배에 가까운 11.42%로, 8살 여자아이는 8.11%에서 14.61%로 크게 높아졌다. 전국 평균이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아이들이 날씬해져가는 상황에서 후쿠시마만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어린이의 비만이 급증한 것은 원전사고 이후 방사선 피폭을 우려해 외부활동이 크게 줄면서 운동부족 상태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교육위원회는 “원전 사고 이후 피난하느라 생활환경이 바뀌었고, 피폭을 우려해 옥외 활동을 제한하면서 운동부족과 스트레스가 심화됐다”며 비만의 원인을 설명했다.

후쿠시마현은 학생의 피폭을 우려해 지난해 6월부터 현내 초중고의 56%인 449개교에서 실외활동 제한을 실시했고, 올해 9월 이후에도 초중학교 71개교는 제한을 유지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현은 비만 급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내 놀이공간을 늘리고, 2억엔의 긴급예산을 편성해 학교에 체육지도자를 파견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실외활동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 교육 시민단체 펩키즈의 이사장이자 소아과의사인 기쿠치 신타로는 “원전사고 이전에 마음껏 나가 노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운동환경이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운동은 부족해지고 간식을 많이 먹을 수 밖에 없다. 식습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마이니치신문>에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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