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국립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조선왕실의 투구와 갑옷을 한국에 돌려달라고 의친왕(고종의 셋째 아들)의 딸 이해경(83)씨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씨는 1일 언론에 공개한 편지에서 “(박물관이 보관중인 것은) 조선 최고의 군통수권자인 ‘조선 대원수’의 투구와 갑옷으로 ‘자주 국방’을 상징하는 ‘군사적 상징물’로 상징적 가치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조차 소장되어 있지 않은 귀중한 문화재”라고 설명하고, “이런 문화재가 식민지 시기 일본으로 반출되어 현재까지도 도쿄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의 우호선린’를 위해 ‘조선 제왕의 투구와 갑옷’을 원산국으로 하루속히 돌려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썼다.
이씨는 의친왕의 다섯째 딸로, 왕비 연안 김씨의 호적에 유일하게 올라 ‘조선의 마지막 공주’로 불리기도 했다. 이씨는 국내에서 대학(이화여대 음대)을 졸업하고 고등학교에서 음악 교사를 하다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 베일러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1969년부터 뉴욕 컬럼비아대 동양학 도서관 한국학 사서로 1996년까지 일했다. 1997년 <나의 아버지 의친왕>이란 책을 쓴 바 있다.
도쿄국립박물관은 지난 5일 조선 왕실의 황사손(황실의 적통을 이으려 들인 양자)인 이원(50) 조선왕실문화원 이사장에게 투구와 갑옷 등 9점의 한국 왕실 문화재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투구, 갑옷은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1870~1964)가 일제강점기부터 1950년까지 한반도에서 수집한 1000여점의 문화재로 이뤄진 ‘오구라 컬렉션’에 포함됐던 것으로, 오구라의 아들이 1982년에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했다.
‘문화재 제자리찾기’(대표 혜문 스님) 등은 문화재 전문가 이소령씨가 입수한 ‘오구라 컬렉션 목록’을 근거로, 이들 문화재 입수 경위 등을 따져 묻자 도쿄국립박물관은 지난해 4월 “조선 왕실에서 사용하던 물품”이라고 처음 인정했고, 왕실 후손이 열람을 요구하자 처음으로 이를 공개했다. 황사손 이씨는 문화재를 열람한 뒤, 박물관 소장품들이 조선 왕실 소유물일 가능성이 높다며 유출 경위를 확인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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