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미야자키 감독 일 정부 또 비판
“1989년 버블이 붕괴되고 같은 시기 소련도 붕괴됐다. 일본인은 그 시기에 역사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 무라야마 담화 부인 같은 얘기도 자연스레 나온다. 역사감각을 잃어버리면 그 나라는 망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2)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단호하게 얘기했다. 그의 5년 만의 신작 <바람이 분다>의 9월 한국 개봉을 앞두고 일본 도쿄도 고가네이시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26일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던 자리였다.
미야자키 감독은 “위안부 문제는 예전에 일본이 청산했어야 한다. 하시모토 담화라는 문제가 또다시 오르내리는 건 굉장히 굴욕적이다. 한국과 중국에 사죄를 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가 일본인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도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사회가 이렇게 된 데 대해 “이런 역사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동안 쭉 경제 얘기만 해오니 경제가 안 좋아지면 전부 다 잃어버리는 것 같은 상황이 된 것”이라고 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최근 자신의 스튜디오 지브리가 발간하는 <열풍> 7월호에서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한겨레> 20일치 1면)을 실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아베 신조 정권의 태도에 대해 질문하자 또다시 아베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 한국, 일본은 서로 싸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과정이 있겠지만 영국 정치학자가 ‘미국은 결국 본인들 목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그렇게 되지 않을까. 변화가 많고 격동의 시기에 별거 아닌 걸로 문제를 삼으면 안 된다. 과거사가 별거 아니라는 게 아니라 우리 총리한테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곧 없어질(교체될) 사람이라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고가네이(도쿄도)/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GM 회장과 무리한 약속’…난감해진 박 대통령
■ 가릴수록 섹시하다…노출의 사회학
■ 새누리당 뒤에 숨은 남재준 국정원장
■ ‘성재기 투신’ 말리지 않고 촬영…KBS ‘자살 방조’ 논란
■ [화보] ‘정전협정 60주년’ 맞은 평양에선 지금…
■ ‘GM 회장과 무리한 약속’…난감해진 박 대통령
■ 가릴수록 섹시하다…노출의 사회학
■ 새누리당 뒤에 숨은 남재준 국정원장
■ ‘성재기 투신’ 말리지 않고 촬영…KBS ‘자살 방조’ 논란
■ [화보] ‘정전협정 60주년’ 맞은 평양에선 지금…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