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치 수백만배 오염수 ‘바다로’
도쿄전력, 터빈 접속부 수리못해
“기술적으로 어렵다” 정화에 급급
도쿄전력, 터빈 접속부 수리못해
“기술적으로 어렵다” 정화에 급급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허용치의 수백만배에 이르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여전히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2년 전 오염수가 새는 곳을 확인하고도 그동안 방치한 때문으로 드러났다. 도쿄전력은 수리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밝혀, 해양 방사능 오염이 계속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1일 <아사히신문> 보도를 보면, 도쿄전력은 2011년 4월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터빈 건물 지하와 터빈 건물 밖 터널(전기 배선 등이 지나는 통로)의 접속 부분에 구멍이 생겨 터널로 흘러나간 고농도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당시 오염수가 바다로 새나가는 터널 끝 부분만 콘크리트로 틀어막았을 뿐, 이 유출구는 지금까지 수리하지 못했다. 지난 5월부터 원전 주변의 감시용 우물과 원전 앞바다에서 방사성 물질이 고농도로 검출되고 있는 것은 이곳에 고인 오염수가 지하로 스며든 때문이라고 신문이 전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새나가는 구멍을 차단하는 공사의 시험 작업을 하려고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도쿄전력 관계자는 “정부 지시로 2012년 5월부터 구멍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워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작업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얘기다. 구멍이 지하에 있는데다 고농도 오염수가 고여 있는 곳이라 사람이 작업을 하기도 어려운 까닭이다.
유출 위험이 큰 고농도 오염수는 다른 곳에서도 발견됐다. 도쿄전력은 1일 2호기와 3호기에서 바다 쪽으로 뻗어있는 터널들을 연결하는 지름 7m 크기의 지하 갱도들에 대량의 고농도 오염수가 고여 있는 것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오염수는 2011년 4월 유출사고 때 원전 건물 지하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방사능 농도는 최대 리터당 9억5000만베크렐로, 배수 허용 기준치의 수백만배다. 갱도에서 오염수가 유출되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도쿄전력 쪽은 아직은 해양 방사능 오염이 원전에 가까운 바다에 국한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오염수가 계속 유출되고 있어서, 속도가 느려도 장기간에 걸쳐 방사능 해양 오염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티비에스>(TBS) 방송은 “도쿄전력이 원전 주변의 땅을 얼려 ‘동토의 벽’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으나 이 공사가 끝나도 오염수가 새나가는 것을 차단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1일 보도했다. 현재로선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뜻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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