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72) 감독
<미래소년 코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명작 애니메이션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팬들이 있는 일본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2·사진) 감독이 은퇴한다.
일본 언론들은 2일, 미야자키 감독의 제작사인 스튜디오 지브리의 호시노 코지 사장이 1일 ‘제70회 베네치아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감독의 은퇴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신작 <바람이 분다>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지만 영화제엔 출석하지 않았다. <도쿄신문>은 미야자키 감독이 6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은퇴에 관한 심경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그동안 미야자키 감독이 여러 곳에서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긴 적이 있어 그의 은퇴 소식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 감독의 지인인 작가 한도 가즈토시는 <아사히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7월 새 작품이 개봉을 했을 때 ‘이제 이것으로 끝’이라는 소리를 자주 해서 (은퇴 소식이) 놀랍진 않다. 일본의 아름다운 녹색과 쇼와시대 도쿄의 마을을 지금의 애니메이터(작화가)들이 그릴 수 없게 된 데서 한계를 느낀 게 아닌가”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호시노 시장도 “<바람이 분다>에 ‘창조적인 시간은 10년밖에 이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의 대사가 있는데 미야자키 감독이 ‘나는 10년이 벌써 지났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2003년 <모노노케 히메>를 발표한 뒤에도 은퇴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