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일 설명에 미 반응 없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자위대의 ‘적 기지 타격 능력’ 확보안에 미국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4일 일본이 전날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위대가 적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하는 안을 미국 쪽에 설명했지만 미국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관련 내용이 회의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이나 공동 기자회견 등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신문이 지적했다.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실장은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한국의 반발이 예상되는 이런 문제에 말려들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적 기지 공격 능력을 갖는다 해도 한계가 있어 (적의) 반격에 대처하려면 어차피 미국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쟁 등 유사시에 미국과 일본이 각각 맡을 일을 규정하고 있는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은 미국에는 적을 공격하는 ‘창’, 일본한테는 방어·후방지원에 초점을 맞춘 ‘방패’의 구실을 요구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은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개정될 방위협력지침에서는 자위대가 직접 상대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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