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고바야시에 져
17일 치러진 일본 후쿠시마 시장 선거에서 4선을 노리던 현직 시장이 낙선했다. 한국처럼 지역색이 없는 일본에선 인지도에서 앞서는 현직 시장이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누적된 유권자들의 불만이 표출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18일 무소속인 고바야시 카오루(54) 전 환경성 도호쿠지방환경사무소장이 자민당 등의 추천을 받은 세토 다카노리 현직 시장을 압도적인 표 차로 꺾고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4월부터 후쿠시마현에서 치러진 6번의 현직-신인 선거 대결에서 네명의 현직이 고배를 마셨다. <도쿄신문>은 이날 “현직 시장이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지자체는 모두 핵발전소 사고 이후 발생한 이재민들을 적극 받아들이거나 사고 복구 작업이 늦어진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후쿠시마시는 후쿠시마 제1원전이 자리한 후타바마치 등에서 9300명의 피난민을 받아들였다. 그 때문인지 핵발전소에서 날라온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이 늦어져 대상 건물 9만채 가운데 20%인 1만8000채만 작업이 끝난 상태다. <요미우리신문>은 “고바야시 후보가 시정 쇄신을 주장하며 신속한 오염물질 제거와 오염 토양 가처분장 조기 완공 등의 공약을 내세운 것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지적했다. 가와무라 가즈노리 도호쿠대학 교수도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이대로라면 현실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는 주민들의 불안 심리가 작동한 결과”라는 해석을 내놨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