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날 ‘핵실험 위협’으로 진통
경제제재 해제 등 진전 어렵지만
일본정부 후속협상은 이어갈 듯
경제제재 해제 등 진전 어렵지만
일본정부 후속협상은 이어갈 듯
1년4개월 만에 재개된 북-일 국장급 협의가 전날 나온 북한 외무성의 4차 핵실험 위협 성명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31일 중국 베이징의 일본대사관에서 일본의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북한의 송일호 조일국교정상화 담당 대사를 수석대표로 한 북-일 국장급 회담의 이틀째 협의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협상에서 양쪽이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밝힌 만큼 회담을 마무리하는 이날은 양국간 주요 현안인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비롯해 북핵과 미사일 등에 관한 더 깊숙한 대화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북-일 간에 논의된 현안을 비교적 자세히 언급했다. 그는 “어제 4시간 동안 진지하고 솔직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납치 문제는 아베 정권의 기본적인 방침에 기반해 대응하고 있고, 핵과 미사일 등 안보상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기본 입장에 기초해 대응하고 있다”며 납치 문제뿐 아니라 북핵과 미사일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31일 회담은 전날 북한 외무성이 내놓은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성명의 여파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장관은 이에 대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다. 우리나라의 안보 우려 사항에 대해 이번 기회에 분명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양국간 주요 현안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대응책을 끌어낸다는 입장이다. 특히 납치 문제에 대해선 모든 납치 피해자들의 생존을 전제로 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이 전날 내놓은 외무성 성명으로 인해 오랜만에 재개된 이번 협의가 의미있는 결과를 내긴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핵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이 경제제재 해제가 포함된 합의안을 내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엔에이치케이>는 “일본 정부가 당장 해결책을 찾지 못하더라도 협상을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짚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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