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왼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6일 일본 도쿄 외무성에서 한-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하기 직전에 일본 쪽 대표인 이하라 준이치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악수하고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납치문제 해결 노력 지지하지만
한-일 공조에 영향줘선 안돼”
한-일 공조에 영향줘선 안돼”
납치 문제를 매개로 북-일이 급속히 접근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가 오랫만에 얼굴을 마주했다. 한국은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에 이해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 문제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한-미-일 공조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6일 오후 3시 도쿄 지요다구 외무성에 도착해 일본 쪽 대표인 이하라 준이치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회담했다. 이날 회담을 끝낸 황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북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한-일,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또 미사일 문제에 대해, 보다 강화된 조처를 강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북-일간 접근에 대해서는 “인도적인 문제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일본의 입장을 지지한다. 이 문제가 북핵 공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황 본부장은 아베 신조 총리의 방북이나 한-일, 북-일 외교장관 회담의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이날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애초 한 시간 반 정도로 예정돼 있었지만, 최근 ‘할 말이 많은’ 양국 관계의 현실을 반영하듯 예정 시간을 넘겨 두 시간 정도 이뤄졌다.
이날 회담은 지난 4일 일본이 독자적으로 시행해 왔던 대북 경제제재 조처를 해제하는 등 대북 접근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 큰 관심을 끌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일 6자회담 수석대표가 한-미-일 3개국이 함께 모인 자리에선 얼굴을 마주한 적이 있지만, 양자 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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