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야스오 일본 전 총리
일 언론 “지난달 관계개선 의견 나눠”
후쿠다 야스오(사진) 일본 전 총리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극비 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 개선을 타진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3일 보도했다. 최악의 상황에 빠진 중일관계를 회복하고, 양국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일본의 외교적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아사히>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후쿠다 전 총리가 지난달 27~29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는 동안 시 주석과 극비리에 회담을 했다고 전했다. 이 회담은 오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아펙·APEC)를 앞두고 중일관계 개선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2012년 9월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한 이후 시 주석이 일본의 주요 인사를 접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후쿠다 전 총리가 11월 중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아베 총리의 특사 노릇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 관계는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등을 거치며 ‘1972년 국교 수교 이후 최악’으로 악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뒤 양국 간 정상회담은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11월 아펙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싶다는 뜻을 최근 여러 차례 밝히고 있다. 중남미 순방 중인 아베 총리는 2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펙 기간 동안 (중국과) 정상회담이 열리면 좋겠다”고 다시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중일 관계가 제1차 아베 내각(2006~2007년) 때 중국과 합의한 “전략적 호혜관계라는 원점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전략적 호혜관계’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냉각된 양국 관계를 개선해 국제적 현안 해결에서 공통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합의를 말한다. 아베 총리는 “서로 조용한 노력을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중국 쪽도 같은 자세를 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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