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혈액속 물질 판별법 개발중
한번의 피 검사로 위암이나 대장암을 비롯해 치매까지 진단하는 기술이 일본에서 개발된다.
일본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와 국립암센터가 암이 혈액 속에 만들어내는 특이한 물질을 분석해 위암, 대장암, 폐암 등 13가지 암을 진단하는 새로운 기술을 2018년까지 개발한다고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이번에 개발되는 신기술이 주목하는 것은 인간 혈액에 포함돼 있는 ‘마이크로아르엔에이(RNA)’라는 물질이다.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사람에게는 모두 2500여종류의 마이크로아르엔에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특정한 병에 걸리면 혈액 속에 분비되는 마이크로아르엔에이의 종류와 양이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각 질병과 특정 마이크로아르엔에이 사이의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만 있으면, 피 속에 어떤 마이크로아르엔에이가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게 된다.
국립암센터 등은 자체 보관중인 환자 7만여명의 혈액을 조사해 각각의 질병과 관련이 있는 특유의 마이크로아르엔에이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예비 연구 결과를 보면, 이 기법을 통해 유방암의 90%를 잡아낼 수 있었고, 대장암, 췌장암 등 다른 암과의 관련성이 유력한 마이크로아르엔에이 후보를 특정해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연구에는 모두 79억엔 정도의 사업비가 소요될 예정이다.
이 진단법의 또다른 장점은 암의 조기 진단이 쉬워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암에 걸리면 혈액 속에서 분비가 늘어나는 특정 단백질 등을 조사하는 ‘종양 표시자 검사’ 등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 검사법은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지 않으면 검출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아르엔에이는 암의 초기 단계에서도 반응을 해, 조기 진단에 기여할 전망이다.
오치야 다카히로 국립암센터연구소 분자세포치료연구분야장은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채혈만으로 다양한 암을 검사할 수 있게 되면 환자의 몸에 가해지는 부담도 적어진다. 하루빨리 실용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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