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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군은 민간인 지키지 않는다…같은 아픔 제주도민과 오랜 교류”

등록 2014-11-16 20:48

오타 마사히데 전 오키나와 지사
오타 마사히데 전 오키나와 지사
[인터뷰] 오타 전 오키나와 지사
오키나와의 오랜 미군기지 반대 투쟁의 핵심적인 구실을 한 사람은 단연 오타 마사히데(89·사진) 전 지사(오키나와국제평화연구소장)다. 그는 1945년 4월 오키나와전쟁에 뎃케쓰긴노타이(철혈근황대)로 동원돼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느꼈다. 이때의 경험을 살려 평생 평화와 미군기지 반대 운동에 매진해 왔다. 오키나와 지사로 재직하던 1995년, 미군이 오키나와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사의 ‘대리서명’을 거부한 일은 전설로 남아 있다. 오타 전 지사는 “같은 아픔을 가진 한국의 제주도 주민들과 오랫동안 교류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16일 선거에서 오나가 다케시 전 나하 시장이 당선됐다.

“오나가 후보는 오키나와의 진보와 보수를 한데 묶는 ‘올 오키나와’라는 구호를 내걸고 승리했다. 그러나 오키나와 41개 시·정·촌(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27곳은 나카이마 히로카즈 현 지사를 지지했다. 일단 지역에선 정부에서 내려주는 교부금이 필요한 게 현실이다.”

-2006년 미·일 정부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제3해병원정군(ⅢMEF) 사령부 등을 괌으로 이전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미국의 군사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이를 어떻게 봐야 하나?

“만약 미-중 사이에 전쟁이 발생하면 중국의 미사일은 미국 극동의 최대 공군기지인 오키나와의 가데나 기지를 직접 공격하게 된다. 전쟁이 터지면 이들이 바로 당할 가능성이 있으니 기지를 중국 미사일의 범위 밖에 있는 괌으로 이전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06년 미 해병대의 괌 이전 비용 가운데 60%를 부담하기로 약속했는데, 이 비용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미군 해외 기지의 처리 문제는 상원 군사위원회가 권한을 갖고 있다. 존 매케인 등 군사위 유력 의원들은 오키나와 해병대의 괌 이전 예산을 계획 미비라는 이유로 3년째 동결하고 있다. 기지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이런 미국 내 동향을 잘 살펴야 한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문제는 왜 해결되지 않는가?

“본토 사람들은 기지 문제를 자기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일본 중·참의원 의원 622명 중 오키나와 대표는 8~10명뿐이다. 참의원 재직 시절, ‘왜 우리가 오키나와 기지 이전을 위해 돈을 내야 하느냐’고 묻는 의원이 있어 “우리가 돈을 낼 테니 너희가 기지를 가져가라”고 말한 적이 있다. 후텐마 비행장 주변에는 16개 학교가 있고 활주로의 연장선상인 ‘클리어존’에 후텐마 제2초등학교를 포함해 3000명의 시민이 산다. 그런데 그 비행장을 없애는 대신 헤노코에 새 기지를 만들려 한다. 벌써 18년째 헤노코에선 80~9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거리에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아베 정권에 대한 평가는?

“그를 전혀 신용하지 않는다. 일본은 지금 헌법을 바꿔 다시 전쟁하는 나라가 되려 하고 있다. 젊은 시절, 일본군은 나에게 수류탄 두개를 주며 죽을 것 같으면 하나는 적에게 던지고 하나는 자살하라고 했다. 군은 민간인을 지키지 않는다. 그게 오키나와 전쟁의 교훈이다. 전쟁 시기 오키나와에 위안소 160곳이 있었다. 슈리성의 지하에 군사령부가 있었는데 거기 있던 30여명의 조선 여성들을 ‘조센삐’라고 불렸다. 일본인들은 늘 중국인, 한국인을 차별하며 바보 취급을 해왔다. 그게 최근 ‘헤이트 스피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현실을 볼 때마다 늘 화가 난다.”

나하(오키나와)/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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