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현 등 2곳서
일부 종목 유치 제안
일부 종목 유치 제안
올림픽 ‘분산 개최’를 가능케 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개혁안 ‘어젠다 2020’ 이후, 일본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 분산 개최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대규모 적자가 불 보듯 뻔한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3·11 원전 참사로 큰 고통을 겪었던 후쿠시마현의 우치보리 마사오 지사는 지난달 16일 2020년 올림픽 개최 도시인 도쿄도의 청사로 발길을 옮겼다. 우치보리 지사는 이날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 도지사와 만나 “올림픽 종목의 예선 일부를 후쿠시마현에서 개최할 수 없겠냐”는 의향을 전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5일 전했다. 같은 날 후쿠시마 바로 위에 자리한 미야기현의 무라이 요시히로 지사도 마스조에 도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격 클레이 종목 경기를 미야기에서 열 수 없겠냐고 제안했다.
두 명의 지사가 마스조에 도쿄 도지사에게 분산 개최를 요청한 것은 지난달 8일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 분산 개최 등 대회 진행에 유연성을 강화한 개혁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후쿠시마현 등은 원전 사고 피해 지역인 도호쿠에서 올림픽 경기를 진행하면 “원전 사고라는 큰 재난을 극복한 도호쿠의 모습을 전세계에 어필할 수 있다”는 명분론을 들어 도쿄도에 정식으로 분산 개최를 요구했다.
일본에선 원전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후쿠시마현을 응원하기 위해 2013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후쿠시마현 동남부의 이와키시에서 개최한 적이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우치보리 지사가 구체적인 종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지역엔 (대형 야구장인) 이와키 그린스타디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야구와 소프트볼이 2020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되면 이 지역에서 야구 경기를 분산 개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임을 강조한 것이다.
문제는 비용 분담이다. 후쿠시마현 등의 경기장 시설을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수하려면 상당한 예산이 필요하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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