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류 열풍은 재일 코리안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런 주제를 놓고 한국인도, 일본인도, 재일동포도 아닌 일본에서 유학한 독일 청년이 조사·분석해 논문을 작성했다.
독일 트리어대의 마누엘 사도프스키(사진)는 ‘일본 속의 한류가 재일 코리안 사회에 미친 영향’이라는 주제의 논문으로 최고 성적을 받으며 석사학위를 받았고,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룩셈부르크의 한 기업에 취직도 했다.
사도프스키는 자매대학인 도쿄가쿠게이대에 유학해 지난해 4월 교육학부 인권교육 수업에 참여한 일본인 학생 184명, 같은 시기에 도쿄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산하 조선대 학생 1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 교수가 6일 보내온 이 논문의 한국어 번역 요약본을 보면, 사도프스키는 “한류가 재일 코리안에게 미치는 영향은 세대에 따라 다르며, 민족 정체성에 좋은 변화를 줬고, 한국 문화를 배우고 접촉하거나 한국어를 배우려는 욕구에도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또 “재일 코리안의 커뮤니티 내 상생의식도 싹텄고, 일본인과 재일 코리안의 결속을 강화해주는 매개체 구실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도프스키는 “재일 코리안들은 한류를 수용하면서 민족적 아이덴티티(정체성)에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았지만 통명(일본식 이름)을 버리고 본명(한국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한국어를 진지하게 배우며 뿌리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