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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이스라엘 ‘홀로코스트 기념관’ 찾아 헌화·추도…아베, 위안부·난징대학살 언급 안해

등록 2015-01-19 21:40수정 2015-01-19 23:23

이스라엘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9일 예루살렘의 야드 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찾아가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9일 예루살렘의 야드 바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찾아가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이런 비극 다시 되풀이돼선 안돼
일본, 세계 평화 공헌할 것” 연설
8월 ‘아베 담화’ 반성 최소화 우려
반성과 성찰 없는 추모나 평화의 결의는 얼마나 공허한 것인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9일 나치 독일에 의해 희생된 600만명의 유대인들을 추도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야드 바솀)을 방문해 헌화하고 추도사를 남겼다. 그러나 일본이 아시아 주변국들을 침략하고 식민지배하면서 큰 피해를 입힌 역사적 사실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었다.

중동을 순방중인 아베 총리는 19일 오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오후엔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에 의한 유대인 집단학살)로 숨진 유대인 희생자들을 추도하기 위한 이스라엘의 국립 추도 시설인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했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9일 예루살렘의 야드 바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찾아서 ‘추모의 홀’에서 헌화하고 있다. 이 홀은 2차대전 때 나치에게 희생당한 600만명 유대인들의 집단 묘지이다. 예루살렘/연합뉴스
이스라엘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9일 예루살렘의 야드 바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찾아서 ‘추모의 홀’에서 헌화하고 있다. 이 홀은 2차대전 때 나치에게 희생당한 600만명 유대인들의 집단 묘지이다. 예루살렘/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한시간 정도 기념관 견학을 마친 뒤 연설에서 “유대인들이 입은 고난을 전 인류의 유산으로 남기려는 여러분들의 노력에 마음으로부터 경의를 품고 있다. 특정 민족을 차별하고 증오의 대상으로 삼는 일이 인간을 얼마나 잔혹하게 만드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홀로코스트를 두번 다시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별과 전쟁이 없는 세계, 인권이 보호되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가야 한다. 일본도 인류가 인권을 지키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으로 공헌해 갈 생각이다. 지난 전쟁이 끝난 뒤 70년이 되는 올해 이런 비극을 두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견학을 끝낸 뒤 남긴 방명록에는 “희생자분들에게 깊은 추모의 뜻을 전한다. 아우슈비츠 해방 70년을 맞는 올해 이런 비극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결의를 밝힌다. 일본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라고 적었다고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전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일본이 한반도 식민지배 과정에서 가한 고통이나 일본군이 중국에서 저지른 난징대학살에 대한 언급이나 반성은 전혀 없었다.

그 공백을 채운 것은 자화자찬이었다. 그는 “우리의 선조 가운데 스기하라가 있다. 그가 비자를 발급해 일본으로 간 적지 않은 유대인 난민이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시기에 리투아니아의 일본영사관에 근무하면서 유대인들에게 일본을 경유해 출국하는 바지를 발급해 많은 유대인들의 생명을 구한 외교관 스기하라 지우네(1900~1986)를 언급한 것이다. 아베 총리의 이날 연설에는 일본이 패전 70주년을 맞아 올 8월에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 ‘아베 담화’의 원형이 담길 것이란 관측이 많아 일본 국내외의 관심을 모았다.

아베 총리가 이날 방문한 기념관은 1억2500만 페이지에 이르는 홀로코스트에 관한 자료와 생존자 10만명 이상의 증언을 기록한 문서와 영상 등을 보관하고 있다. 또 독일 나치 정권의 등장 이후 반유대주의가 확산돼 유럽 각국에서 유대인들이 당한 박해를 증언한 사진과 영상, 희생자들의 유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유대계 단체들은 2013년 12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을 당시 전쟁범죄자(A급 전범)를 모시고 있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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