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 분로쿠 전 외무성 아메리카국장
오키나와 반환을 둘러싸고 체결된 미국과 일본의 밀약 사실을 증언한 요시노 분로쿠(사진) 전 외무성 아메리카국장이 29일 오전 요코하마의 자택에서 폐암으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향년 97.
고인은 1918년 나가노현에서 태어나 도쿄제국대(현 도쿄대) 법학부에 재학하던 41년 외무성에 발을 들여놓았다. 71~72년 아메리카국장으로서 미국과 오키나와 기지 영유권 반환에 관한 교섭을 담당했다. 당시 반환될 미군기지 원상회복 비용 400만달러를 일본이 부담하기로 밀약을 했다는 내용을 폭로한 <마이니치신문>의 니시야마 다키치 기자 등은 기밀 누설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때 법정에서 밀약의 존재를 강하게 부정했던 요시노 국장은 2006년 2월 뒤늦게 밀약의 존재를 ‘마이니치신문’에 인정했다. 그는 “정의감에 사로잡힌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실과 다른 것을 역사에 남길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2009년 니시야마가 밀약 문서의 공개를 요구하며 제기한 소송에도 증인으로 출석한 그는 밀약 문서에 기재된 ‘비와이’(BY)라는 약자가 자신의 서명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 뒤 기자회견에서는 “과거를 망각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려고 하면 국민에게 크게 마이너스가 된다”며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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