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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앞둔 아베, 58년 전 외조부 연설을 모델 삼아”

등록 2015-04-26 20:25

요미우리 “참고해 연설문 퇴고”
‘과거사 덮고 미래 지향’ 기시처럼
자위권 확대로 대등관계 꾀할듯
기시 노부스케 전 일본 총리.
기시 노부스케 전 일본 총리.
일본 총리로는 사상 첫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 나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롤 모델’은 누구일까.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그의 조부이자 에이(A)급 전범 용의자였던 기시 노부스케(1896~1987) 전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참고해 가며 연설문을 가다듬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미국 방문길에 나선 아베 총리는 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다음날인 29일 미 의회에서 40분 정도 영어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보도를 보면, 아베 총리는 1957년 6월20일 기시 전 총리가 미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진행한 연설을 참고하면서, 측근과 책사들의 의견을 들어가며 연설문 퇴고 작업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기시 전 총리의 녹음된 연설 내용을 집무실에서 듣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 전 총리는 당시 연설에서 미-소간 치열한 냉전이 벌어지던 국제 정세를 언급하며 “국제 공산주의는 아시아인의 열렬한 민족주의를 이용해 아시아를 석권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은 자유세계의 충실한 일원으로서 아시아에서 유효하고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일본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일-미의 우호관계, 상호 존경과 신뢰, 양국 협력의 유대는 더욱 더 강고해져야 한다”면서 미-일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2차대전이 끝난지 10년 남짓 밖에 지나지 않은 시기에 ‘미래지향’의 일-미관계를 내세운 조부의 연설 내용에 감화됐다”고 지적했다. 아베 전 총리가 주변국으로부터 과거사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요구 받을 때마다 입버릇처럼 내세우는 ‘미래지향적 관계’라는 개념의 원형을 조부인 기시 전 총리에게서 찾을 수 있는 셈이다. 기시 전 총리는 자신이 몸담았던 도조 히데키 내각이 저지른 진주만 공격을 비롯해 일본의 침략과 전쟁에 대한 사죄나 반성의 뜻은 당시 연설에 담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자신을 조부와 맞먹는 역사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기시 전 총리는 미국 방문에서 돌아온 지 3년 만인 1960년 1월 미-일 상호방위조약을 ‘일본은 미국에 기지를 제공하고, 미국은 일본에 대한 방위의무를 진다’는 쌍무적인 내용으로 바꾼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게 된 자위대가 전세계에서 미군을 후방지원하는 것을 뼈대로 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에 합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가 목표로 삼은 것은 조부인 기시 전 총리가 꿈꿨던 ‘대등한 미일동맹’의 완성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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