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본인 납치’ 조사 미적대자
일본, 대북제재 부활 등 압박나서
일본, 대북제재 부활 등 압박나서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7월 완화했던 대북 제재를 부활시키는 것을 포함한 새로운 대북 제재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일본이 북-일간 체결된 ‘스톡홀름 합의’로부터 본격적인 ‘출구 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7일 자민당 납치문제대책본부가 새로운 작업팀을 만들어 지난해 완화했던 일부 대북 제재안을 부활시키는 것을 포함한 새로운 경제제재 조처를 종합해 올 여름까지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북-일 당국은 지난해 5월 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나, 북한은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어 납치자 문제를 포함한 “모든 일본인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일본은 그 대가로 인적 왕래와 송금, 인도주의 목적의 일본 입항 등에 관한 제재 조처를 완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일본은 북한이 지난해 7월 이 합의에 따라 특별조사위원회를 발족시키자 약속했던 일부 제재를 완화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사태는 일본 정부의 희망대로 진전되지 않았다. 북한이 일본의 거듭된 요구에도 납치자 문제가 포함된 1차 조사 결과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 경찰은 지난 3월 말 재일동포가 운영하는 식품 회사가 일본엔 수입이 금지된 북한산 송이버섯을 수입한 문제와 관련이 있다며 허종만 총련 의장의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다. 이에 대해 북한은 4월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최근 일본 경찰들이 총련 책임 일군(일꾼)들의 집을 강제 수색하는 전대미문의 국가 주권침해 행위를 감행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조-일 정부간 대화도 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납치문제대책본부장은 “지금 상태로 (일본이 대북 제재 조처를 해제한 지) 1년을 맞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철저히 압력을 가해 납득 가능한 문제의 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일본도 1년 전 해제했던 제재를 부활시키는 등 스톡홀름 합의에서 이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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