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절감·공기 단축 위해
지붕은 올림픽 끝난 뒤 완성
관객석 일부는 가설 의자로
도쿄에 500억엔 분담 요구도
지붕은 올림픽 끝난 뒤 완성
관객석 일부는 가설 의자로
도쿄에 500억엔 분담 요구도
막대한 국가부채에 허덕이는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건축 계획을 대폭 변경하는 등 건설비 절감에 나섰다.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상은 17일 도쿄에서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 지사와 만나 “현재 진행중인 옛 국립 경기장 철거는 9월께 끝난다. 새 경기장은 올림픽 개회식 등이 열리는 주경기장인 만큼 도쿄도도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모무라 문부상은 경비 절감과 공기 단축을 위해 애초 개폐식으로 설계했던 새 경기장의 지붕을 올림픽이 끝난 뒤에 완성하고, 8만석인 관객석 일부를 가설 의자로 만들어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일본은 이 경기장을 2019년 도쿄에서 열리는 럭비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완공해 사용한 뒤 이듬해 열리는 도쿄 올림픽의 주경기장으로 쓴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1964년 도쿄 올림픽의 주경기장으로 사용됐던 국립 요요기 경기장을 허물고 이 터에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새 경기장을 만든다는 기본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본 정부가 내놓은 기본계획을 보면 이 경기장을 완공하는 데는 1625억엔(1조5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는 도쿄도에 전체 건축비의 3분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500억엔 정도의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재료비의 급등 등으로 실제 총 공사비용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마스조에 지사는 “재료값의 급등 등으로 새 경기장의 전체 공사비가 2500억엔이 넘는다는 사람도 있다. 세금을 내는 것은 도민이기 때문에 제대로 설명해야 검토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팽창하는 올림픽 개최 비용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고민이다. 그 때문에 도쿄도는 도 예산으로 건설하는 10여개 종목의 경기장 가운데 농구·배드민턴 경기장의 ‘신축 포기’ 등의 조처를 통해 2000억엔의 건설비용을 절감한 바 있다. 건설비 절감을 위해 다양한 구상을 내놓는 일본의 보습은 2018년 평창 올림픽의 분산 개최 등 정치적 결단을 내놓지 못하는 한국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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