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의회 상하원합동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취임 뒤 중화권 언론과 첫 인터뷰
무라야마·고노 담화 계승 강조
식민지배 사죄는 또 언급 안해
무라야마·고노 담화 계승 강조
식민지배 사죄는 또 언급 안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중화권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8월 발표할 종전 70주년 담화에 반성의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시아 각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침략과 식민지배에 관한 사죄”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중 관계 개선을 위한 생색내기용 수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도쿄 총리 관저에서 홍콩 <봉황위성텔레비전>과 한 인터뷰에서 “일본은 심각하게 과거 전쟁을 반성하고 있으며 이후 절대로 다시 전쟁이라는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8월 발표할 아베) 담화에 반성과 일본이 갈 평화의 청사진을 담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은 전체적으로 무라야마 담화(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 전쟁을 인정하고 사죄한 담화)와 고노 담화(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담화) 등 역대 내각의 역사적 인식을 계승하고 있으며 70년 전 과거에 대해 심각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일본이 일찍이 아시아 인민들에게 해를 입힌 것에 관해 심각하게 반성하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아시아 국가와 세계의 평화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적극적인 평화주의 이념 아래 일본이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넓히고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신안보법제’에 관해서는 “이미 나는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고 이는 전혀 변함이 없다”며 “중-일 사이에는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때 시진핑 주석과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예측 불가능한 충돌을 막으려 최대한 빨리 해상 긴급 관리 시스템을 갖추자는 데 합의했다”며 “중-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라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 아베 담화에 대한 아시아 각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한다는 평이다. 아베 총리가 중화권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2012년 취임 뒤 처음이다. 일본 총리가 중화권 매체와 인터뷰한 것 역시 7년 만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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