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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보수’ 나카소네 “민족 상처는 100년 간다…과거 반성해야”

등록 2015-08-07 19:32수정 2015-08-07 21:05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족들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일제 강제동원 국외희생자 보상법의 피해자 보상법 제정과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족들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일제 강제동원 국외희생자 보상법의 피해자 보상법 제정과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아베담화 앞두고 일본 보수진영 고언
일본의 2차 세계대전 패전 70주년을 앞두고 ‘아베 담화’의 발표가 다가오자, 일본 주류 보수진영에서도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죄와 반성을 해야 한다는 고언이 쏟아졌다. 오는 14일 공개되는 아베 담화에 이런 주문들이 실제 반영될지 주목된다.

일본 ‘보수의 대부’라 부를 수 있는 나카소네 야스히로(97) 전 총리는 7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의 주요 보수 매체에 보낸 장문의 기고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현역 정치인들의 역사 인식과 주변국 외교에 고언을 했다. 그는 “(일본은) 중·한 양국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역사 문제의 알력에는 신중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 과거에 대한 솔직한 반성과 함께 언동을 엄히 삼가야 한다. 민족이 입은 상처는 3대, 100년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나카소네 전 총리의 기고 및 인터뷰는 일본을 대표하는 주요 보수 매체들인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 <문예춘추> <중앙공론> 등에 나란히 실렸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이어 일본 안팎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아베 담화에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표현인) ‘침략과 사죄’라는 표현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고 무라야마 담화, 고이즈미 담화를 답습한 토대 위에서, 일본의 성의 있는 ‘표현’은 앞으로도 시대의 흐름 가운데 포함되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또 아베 총리가 촉발한 침략 논란에 대해선 “현지인(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 본다면 일본군이 흙발로 쳐들어온 것으로 분명한 침략행위”라고 단언했다.

“무라야마·고이즈미 담화 토대위에
일본의 성의있는 표현 포함돼야”
역사수정주의 흐름에 작심발언

보수 대변 ‘요미우리신문’도 사설
“아베,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침략·식민지배 사죄 표현 넣어야”

일본 보수진영의 ‘식민지배 사죄’ 주장
일본 보수진영의 ‘식민지배 사죄’ 주장

그는 연합군이 일본의 전범을 처벌한 도쿄재판의 성격 논쟁에 대해서도 “본래라면 당시의 지도자의 전쟁 책임은 도쿄재판이 아니라 일본인 스스로 책임을 지고 판가름해 결착(완전히 결말을 냄)을 지었어야 했다”며 당시 일본 수뇌부의 전쟁 책임을 분명히 인정했다.

일본 보수의 존경을 받고 있는 나카소네 전 총리의 이런 작심 발언은 전쟁의 참혹함을 체험한 마지막 세대로서 일본에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역사 수정주의적 흐름에 경종을 울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카소네 전 총리의 이번 발언은 사회당 출신으로 일본 진보의 상징인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발언과는 또다른 무게를 갖는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자신이 1985년 현직 총리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게 된 경위와 그 이후 대처, 일본의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된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 등에 대해서도 나름의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개헌을 주장했던 보수 본류의 정치인답게 국회 심의가 진행 중인 집단적 자위권을 포함한 안보 법제 등에 대해선 “국민이 안고 있는 불안과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추진할 것을 주문했고, 일본 고유의 가치를 반영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는 헌법 개정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일본 보수를 대변하는 <요미우리신문>도 이날치 사설에서 “자자손손 사죄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위화감을 느끼는 것도 이해는 된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무라야마 담화 등의 견해를 인용하는 간접적인 표현으로라도 침략과 식민 지배에 대한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전하는 표현을 넣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아베 담화에 ‘사죄’라는 표현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아베 총리가 14일 각의결정 뒤 담화를 발표하기로 의향을 굳혔다. 담화 안에 지난 대전에 대해 일본의 ‘통절한 반성’의 뜻을 밝히고, 과거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부전(不戰)의 맹세를 하는 것과 동시에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한 역대 내각의 기본적 입장을 이어갈 방침이라는 말을 명기하는 쪽으로 최종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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