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의 현장을 취재했던 100살의 전직 일본 기자가 대학 졸업 79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올해 100살인 무노 다케지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지난달 31일 도쿄도 후추시 소재 도쿄외국어대에서 졸업한 지 79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고 아사히신문이 1일 보도했다.
그가 대학을 졸업한 해인 1936년에는 일본 군국주의 과격파 청년 장교들이 벌인 쿠데타 미수 사건인 2·26 사태에 따른 혼란으로 도쿄 외대의 전신인 도쿄외국어학교의 졸업식이 열리지 못했다.
도쿄 외대는 올해 전후 70주년을 맞아 학도병 출병 등으로 인해 졸업장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무노는 “개인의 운명이 군국주의의 파도에 유린당한 시대”였다고 졸업 당시를 회상했다. 1915년생으로 지난 1월 만 100살이 된 그는 도쿄외국어학교 스페인어과를 마친 뒤 <호치신문>, 아사히신문 등에서 일하는 동안 중국, 동남아에서 종군 기자로서 전쟁의 참상을 목격했다. 패전을 하루 앞둔 1945년 8월 14일 ‘신문기자로서 전쟁에 책임을 진다’며 사표를 던진 뒤 잡지사 등에서 언론인 생활을 이어가며 전쟁반대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앞장섰다. 지난 7월에는 아베 정권이 추진한 집단 자위권 법(9월 19일 국회 통과)에 반대하는 전직 언론인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