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정연설서 불편한 감정 표출
“위안부 문제 종지부 찍었다”
“위안부 문제 종지부 찍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올해 시정연설(국정연설)에서 한국을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라는 표현은 올해도 사용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22일 중·참의원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한국과는 지난해말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확인하고 오랜 현안에 종지부를 찍었다.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로 새로운 시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확실하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13년과 2014년엔 한국에 대해 “기본적인 가치나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기본적인 가치’란 표현을 제외한 데 이어 외무성 누리집과 <외교청사>등에서도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 등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에 견줘 대만에 대해선 16일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을 축하하는 외무대신 담화에서 “기본적 가치관을 공유하는 중요한 파트너”라고 언급한 바 있다.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해 ‘기본적인 가치’는 제외한 채 ‘전략적 이익’만을 공유하는 이웃이라는 인식을 밝힌 것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12·28 합의 이후에도 여전히 불편한 감정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한국은 가치를 공유하는 ‘친구’가 아니라 중국의 부상과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협력할 필요가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이라는 인식이다.
아베 총리는 중국에 대해선 “중국의 평화적인 대두는 일본에 있어서도 세계에 있어서도 큰 기회이다. 전략적 호혜관계 원칙 아래 관계개선의 흐름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기시다 외무상은 아베 총리에 뒤이은 외교연설에서 “일본 고유 영토인 시마네현 다케시마(독도)에 대해선 앞으로도 계속 일본의 주장을 확실하게 전하고 끈질기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