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쇼핑 1번지인 긴자의 한 복판에 개점한 면세점.
도쿄 긴자점 오픈…중국인 관광객 ‘유커’ 유치에 총력
“한국면세점 노하우와 한류 접목”…첫해 매출 목표는 1300억
“한국면세점 노하우와 한류 접목”…첫해 매출 목표는 1300억
“모처럼 도쿄에서 큰 사업을 하는 것인데….”
도쿄의 쇼핑 1번지인 긴자의 한 복판에 새로 면세점을 오픈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시종일관 싱글벙글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면세점이 입점한 ‘도큐플라자’ 8~9층에 자리한 롯데면세점 긴자점을 둘러보며 “생각한 것보다 좋은 것 같다. 면세점 사업은 우리나라에서 여러 가지 말이 많지만 (이번 사업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일본 진출은 일본인들이 아닌 일본에 폭발적으로 밀려들어오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유커’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일본에는 유커들이 폭발적인 구매력으로 ‘묻지마 쇼핑’을 이어가자 이를 일컫는 ‘바쿠가이’(폭매)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그동안 면세점 사업에서 강자로 군림해 온 롯데가 도쿄 한복판에서 일본 유통업체들과 유커들을 대상으로 한 본격 쟁탈전에 나선 셈이다. 실제로 이날 매장의 일부 매대엔 영어와 중국어만으로 표기된 설명판이 있을 정도였다. 대부분 해외 명품들로 구성된 면세점엔 정관장 등 한국 브랜드가 10곳 정도 포함됐다.
신 회장은 또 이날 “6월에 태국 방콕, 내년 초 (일본) 오사카, 내년 하반기 후쿠오카에 면세점을 열 계획”이라고 소개했는데, 지난해 롯데가 월드타워점 면세점 허가에서 탈락한 뒤, 오히려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면세점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이날 행사엔 롯데가의 인사들이 총 출동해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현장 테이프 커팅식엔 신 회장이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89), 부인 마나미(57)를 비롯해 아들 유열씨 부부, 누나인 신영자(74) 롯데 복지재단 이사장과 그의 딸인 장선윤 호텔롯데 해외사업개발담당 상무 등이 총 출동했다. 현재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진행 중인 경영권 분쟁에서 신 회장이 가족들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긴자 1호점의 성공 추세를 보아가며, 앞으로 4~5개의 매장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일단 개점 첫해 매출은 1300억원으로 정했고, 앞으로 10년 내에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한국 면세점을 성공 노하우와 한류 마케팅을 접목시켜 중국 고객들을 집중 공략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도 “내년 초엔 오사카, 하반기에는 오사카에도 새 매장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엑소’와 일본 한류의 시초인 <겨울연가>의 ‘지우히메’ 탤런트 최지우씨도 참석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면세점 매장을 둘러보는 신동빈 회장.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