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12·28 합의 1년]
‘합의 유지’ 여론, 압도적으로 높아
위안부 반성보다 소녀상 철거에 초점
‘합의 유지’ 여론, 압도적으로 높아
위안부 반성보다 소녀상 철거에 초점
한국에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정부간 12·28 합의에 대한 여러 불만의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본 사회는 이 합의를 존중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 7월 일본의 ‘언론 엔피오’가 진행한 한·일 공동 설문조사를 보면, 지난 합의에 대해 일본에선 47.9%가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견줘, 한국에선 그 비율이 절반인 28.1%에 머물렀다.
일본 정부와 언론도 12·28 합의 유지를 위해 총력전을 펴는 중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12월 초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로 12·28 합의의 운명이 위태로워지자 “위안부 합의에 어떤 영향도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고, 언론들은 27일에도 “위안부 할머니들은 (합의를) 받아들였지만 (한국) 여론은 여전히 반대 의견이 높다”(<아사히신문>), “흔들리는 위안부 합의, 한국 여당으로부터는 수정론”(<마이니치신문>) 등의 분석 기사를 내놓으며 한국의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위안부 문제의 ‘망각’을 시도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이런 자세는 그가 일본 국회에서 보인 두 가지 장면을 통해 확인된다. 아베 총리는 12·28 합의 직후인 올해 1월 합의에 나온 총리의 사죄의 표현을 자신의 입으로 한번만 말해 달라는 오가타 린타로 민진당 의원의 거듭된 요구에 “같은 문제를 계속 말하라고 요구하면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끝나지 않게 된다. 중요한 것은 책임을 갖고 이 문제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라며 응하지 않았다.
또 ‘한국의 화해치유재단이 요청한 총리의 사죄 편지를 보낼 의향이 있느냐’는 10월 오가와 준야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이는 합의의 밖에 있는 것이다. 털끝 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부한다.
그 대신 일본에선 정대협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한 평화비(소녀상)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다. 12·28 합의 이후 일본의 위안부 이슈는 여성에 대한 참혹한 전쟁범죄를 어떻게 기억하고 후세에 전할까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평화비를 어떻게 철거할까라는 문제로 치환된 것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t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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