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경제계가 지난 2월부터 실시하고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캠페인 로고.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는 대표적 소비 촉진 정책 실패 사례가 될 것인가?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이 11일 기자회견에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적용 날짜를 매달 마지막 주에서 매달 첫째 주로 옮기자고 제안했다. 사카키바라 회장은 “기업 쪽에서 보면 월말은 바쁜 시기이니까 월초로 하는 게 좋겠다는 목소리가 많다”며 “도쿄와 일부 도시에서는 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지방에서는 침투하지 못하고 있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제도가 잘 보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발언이다.
날짜를 바꾸자고 제안한 배경에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가 시나브로 잊혀지고 있는 현상이 있다. 아베 신조 정부는 지난 2월부터 기업과 합동으로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오후 3시에 퇴근하자는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캠페인을 펼쳤다. 아베 정부가 추진했던 ‘일하는 방식 개혁’의 하나로 장시간 노동을 개선하자는 측면도 있지만, 가장 큰 노림수는 일찍 퇴근한 직장인들이 돈을 쓰게 해 소비를 늘리는 데 있었다. 정부와 기업은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추진협의회’를 만들어서 음식점 등에 로고를 무상으로 배포하는 등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대대적 홍보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프라이데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여유 있는 일부 대기업 직장인들만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즐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오사카시티신용금고가 중소기업 1302곳을 대상으로 지난 4월에 설문조사를 해보니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실시한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2.4%에 불과했다.
일본 정부는 애초 직장인 월급일이 보통 매월 25일이기 때문에 월말에 소비를 할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월말을 실시 날짜로 잡았으나, 비현실적인 발상으로 드러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제단체연합회의 제안대로 월초로 날짜를 바꾼다고 해서 제도가 살아날지는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시민들은 인터넷에 “원래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실시하지도 않았으니 날짜를 바꾼다고 해도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필요 없으니 월급이나 올려달라”는 등의 의견을 많이 올렸다. 한국 정부도 일본의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해서 지난 4월 일부 중앙부처에서 금요일 조기 퇴근 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한국에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0분씩 초과근무를 하면 금요일은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시행됐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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