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에이치케이>가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듯 보인다는 오보를 내보낸 뉴스 웹사이트 화면. 맨 위에 ‘속보’로 처리한 오보 내용이 보인다.
일본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NHK)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대형 오보를 냈다.
<엔에이치케이>는 퇴근 시간대인 16일 저녁 6시55분께 뉴스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뉴스·방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듯”이라고 속보를 내보냈다. 일본 정부가 전국순간경보시스템 ‘제이(J) 얼러트’를 발령했다며, 정부가 “건물 안이나 지하로 피난을 (요청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엔에이치케이>는 5분여 뒤 “속보가 잘못됐다. 제이 얼러트도 발령되지 않았다. 큰 실례를 범했다”며 뉴스·방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보도를 정정하고 사과했다. <엔에이치케이>는 웹사이트에도 7시10분께 정정 보도를 내보내고, 저녁 7시 방송 뉴스에서도 정정 보도를 했다. 이 방송은 “속보를 인터넷상에 전달하는 장치를 잘못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이런 치명적인 오보는 사장이 사죄해야 할 일”이라는 등 비판이 올라왔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할 때 미사일 낙하 추정 해역과 가까운 지역 또는 미사일 통과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건물 안이나 지하로 피난하라는 경보를 내보내왔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비한 훈련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경계감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서 미사일 발사 오보는 자칫 큰 혼란을 부를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앞서 13일에는 미국 하와이에서 북한 미사일이 하와이를 향해 발사됐다는 잘못된 긴급경보로 주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하와이주 비상관리국이 “즉시 피난처를 찾으십시오. 이것은 훈련이 아닙니다”라는 경보를 내보냈으나, 알고 보니 실수로 인한 잘못된 경보였다. 하와이주 비상관리국은 경보가 잘못 나갔다는 정정 문자메시지를 첫 경보 문자 발송 뒤 38분 뒤에나 발송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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