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구축함이 지난 17일 부근을 통과한 중국과 필리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인도-태평양 전략’을 표방하며 중국 견제에 나선 일본이 인도양 국가로도 해양 경비 강화 지원에 나섰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와 아프리카 북동부 지부티에 해상보안청의 해외 지원 직원을 파견할 방침이라고 21일 전했다. 일본 해상보안청 직원은 올해 안에 스리랑카와 지부티에서 불법 조업 어선을 단속하는 훈련을 지원하고 국제해양법 등 관련 조약에 대한 강좌를 열 예정이다.
스리랑카는 일본이 생각하는 ‘시레인’(전략 물자 해상 수송로)에 위치해 있고, 지부티도 아덴만과 홍해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중국은 이미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항구에 대해 99년간의 운영권을 획득했고, 지부티에는 최초의 국외 해군기지를 설치해 지난해 8월부터 운용하고 있다.
일본은 지금까지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에 빠진 필리핀과 베트남에 해상 경비 능력 지원을 집중해왔다. 지난해 필리핀에 해상자위대 연습기인 TC90 5기를 무상 양도하기로 했다.
일본은 인도양 국가들과의 관계도 강화해 대중국 견제망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지난 17일 인도 남부 첸나이 앞바다에서 스리랑카와 몰디브가 옵서버로 참가한 가운데 인도 연안경비대와 합동 훈련도 했다.
미국도 연초부터 중국의 해양 진출 견제를 위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미국 해군 구축함 ‘호퍼’가 지난 17일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12해리 내 해역을 항행했으며, 중국 해군이 이를 발견하고 내쫓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군 구축함이 “중국의 주권과 안보 이해를 침범하고 근처 중국 선박의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했다”며 “중국은 주권을 지키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5년부터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 군함을 통과시키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해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미군 구축함이 필리핀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카버러 암초 부근을 항행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전문가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카버러 암초는 필리핀 주둔 미군기지와 가까워 민감한 곳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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