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아베 잡는 ‘모리토모 스캔들’…내각 지지율 9.4%p 급락

등록 2018-03-16 16:49수정 2018-03-16 23:46

자살 직원 “나 혼자 책임져야 할지 몰라” 메모
국유지 할인 근거된 업자 보고서도 거짓
아베 신조 총리.EPA 연합뉴스
아베 신조 총리.EPA 연합뉴스

아베 신조 정권을 강타하고 있는 모리토모학원 관련 공문서 조작 스캔들 여파로 아베 내각 비지지율이 5개월만에 지지율보다 높아졌다. 관련 의혹은 양파 껍질 벗겨지듯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지지통신>은 9~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보다 9.4%포인트 급락한 39.3%를 기록했다고 16일 보도했다. 비지지율은 40.4%로 지난달보다 8.5%포인트 상승했다. 지지율이 비지지율보다 낮아진 것, 지지율이 30%대를 기록한 것 모두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만이다. 아베 정부는 지난해 10월 북한 미사일 발사 정국을 이용한 ‘북풍’을 등에 업고 중의원 조기 총선에서 압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총리를 신뢰할 수 없어서”(25.2%)였다. 공문서 조작 스캔들이 아베 내각의 신뢰도에 큰 흠집을 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문서 조작 스캔들 관련한 의혹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엔에치케이>(NHK) 방송은 우익성향 사학법인 모리토모학원 국유지 헐값 매각 관련 담당 부서인 재무성 긴키재무국에서 근무하던 50대 직원이 자살하면서 ‘이대로라면 나 혼자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겼다고 15일 보도했다. 이 직원은 지난 7일 고베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그가 남긴 메모에는 ‘결재 문서 내용이 지나치게 자세하다며 상사가 문서를 고치라고 했다’ ‘내 멋대로 한 행동이 아니라 재무성 (본청) 지시에 따라 고쳤다’ 같은 내용이 적혀있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재무성이 모리토모학원에 국유지를 매각하는 것과 관련한 내부 결재문서 14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300곳 이상을 고쳤다고 지난 12일 인정하기 닷새 전에 이 직원은 자살했다.

앞서 <아사히신문>이 지난 2일 공문서 조작 의혹을 보도해,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이 재점화했다. 자살한 남성은 모리토모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사가와 노부히사 전 이재국장 등이 지난해 봄 국회에서 모리토모학원과 (국유지 매각 교섭 기록을) 파기했다고 답변한 데 대해서, ‘자료를 분명히 남겼을 텐데 (자료가) 없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취지의 내용도 메모에 남겼다고 <엔에치케이>는 전했다.

오타 미쓰루 재무성 이재국장은 16일 국회에서 최근 공문서 조작 스캔들로 국세청 장관에서 사임한 사가와 전 국장이 공문서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가 공문서 조작 사실에 대해서 보고를 받은 시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재무성 문서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재무성 발표 하루 전인 11일에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는 15일 브리핑에서 문서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지난 6일 자신과 아베 총리가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최소한 6일에는 조작 가능성을 아베 총리가 인지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은폐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리토모학원이 지난해 초등학교 건설용 부지로 쓰겠다며 국유지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사들일 때 근거가 됐던 보고서 내용도 거짓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모리토모학원은 국유지 지하 3.8m 깊이에까지 쓰레기가 있다는 업자의 보고서를 재무성에 제출해고, 재무성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감정가에서 8억2000만엔을 깎아줬다.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은 16일 오사카지검 특수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업자가 “사실과 다른 내용이다”라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 업자가 모리토모학원과 재무성에서 거짓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독촉을 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야당은 사가와 전 국장 뿐 아니라 모리토모학원에서 강연을 한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도 국회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