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과 중국이 8년 만에 고위급 경제대화를 재개하며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15일 일본에 도착했다. 왕 외교부장은 고위급 경제대화에 앞서 이날 고노 다로 일본 외상과 한 회담에서 “올해는 중-일 관계의 장래를 여는 중요한 해다. 관계 개선의 기운이 나타나고 있지만, 동시에 일부 복잡하고 민감한 요소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노 외상은 모두발언에서 “중-일 외교장관 상호 방문을 9년만에 실현했다. 관계 개선의 큰 일보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북한에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양국 공통의 목표를 향해 연대를 강화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고노 외상은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해 왕 부장과 회담했으며, 왕 부장은 이에 대한 답방도 겸해 일본을 찾았다. 일본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로 중국의 협조를 얻고 싶어하며, 경제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왕 부장과 고노 외상을 포함해서 양국 경제·재정 담당 장관들은 16일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를 한다.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는 2007년 아베 신조 총리 1차 집권 당시 양국이 합의해 2010년 8월까지 3차례 열렸다. 하지만 이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단됐다. 이번 고위급 경제대화에서 양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일본의 협조, 중국이 후쿠시마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취하고 있는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 완화 등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5월에 개최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협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고위급 경제대화가 8년 만에 재개된 배경에는 일본의 대중 관계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다. 아베 총리는 올해가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자신이 방중하고 이어서 시 주석이 방일하면 좋겠다는 언급을 여러 차례 했다.
미국과 무역 마찰을 겪고 있는 중국도 이전과 달리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고위급 경제대화 재개를 2016년에도 요청한 적이 있으나 당시에는 중국이 난색을 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과 일본 자위대의 젊은 간부들 사이 교류도 6년 만에 재개돼, 15일 인민해방군 간부 25명이 일본에 도착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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