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이번엔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할 비행기가 “도중에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16일 낮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의원 파티에서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 관련해서 “볼품없는 비행기(김정은 위원장 전용기)가 싱가포르까지 무사히 날아가기를 기대하지만, 도중에 떨어지면 (북-미 정상회담은)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1호’가 옛 소련 시절 제작된 비교적 낡은 비행기라는 점을 이용한 비아냥으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일본의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아소 부총리가 북한 문제에 대해서 막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우쓰노미야시에서 한 강연에서는 “북한에 비상사태가 생기면 난민이 배에 타고 니가타, 야마가타, 아오모리 쪽으로 틀림없이 표류해 올 것이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무장 난민일지도 모른다. 경찰로 대응이 가능할까. 자위대가 출동할까. 사살할까. 진지하게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했다. 북한 난민은 총으로 쏠 수도 있다는 극단적 발언이었다.
아소 부총리는 원래부터 망언을 자주하는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헌법 개정에서) 나치 수법을 배우자”고 말한 적도 있다. 서구 사회의 금기인 나치 비유 발언에 대해서는 발언을 철회했지만, ‘북한 난민 사살’ 발언은 철회하지 않았다.
아소 부총리의 집안은 조선인 강제노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집안이다. 일본 학자와 법률가 등으로 꾸려진 ‘재일본 조선인 강제연행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 아소 일족이 운영했던 아소탄광의 징용자 수는 1만623명이다. 아소탄광 산하의 요시쿠마탄광에서는 1936년 1월25일 갱내 화재가 발생했는데, 광업소 쪽은 불길이 탄층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갱내를 봉쇄해 버렸다. 불길이 꺼진 뒤 막장에서 29구의 주검이 발견됐는데, 25구가 조선인이었다. 가장 위험한 막장에서 일을 하던 이들은 출구를 찾느라 갱도 여기저기를 찾아 헤맨 듯 손톱이 다 빠져 있었다고 한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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