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북-일 간 대화 용의가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복수의 북-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때 고노 외상이 리 외무상에게 “일-북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 납치(일본인 납북)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노 외상의 이 말은 아베 신조 총리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고노 외상은 “핵과 미사일, 납치 문제가 해결되면 북-일 평양선언에 기초해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해 경제 협력을 할 용의가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에 리 외무상이 “일본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과거 청산”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리 외무상은 대화 필요성 자체를 거부하는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북-일 외교 수장 만남은 만찬 행사에서 고노 외상이 먼저 다가가 이뤄졌다고 한다. 일본 외무성은 애초 외교장관 회담을 제의했으나, 북한에서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사전 조정 없이 고노 외상이 즉석에서 리 외무상에게 다가가 2분간 통역을 거쳐서 대화했다. 고노 외상은 당시 리 외무상과의 접촉 사실은 밝혔으나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력만을 강조하던 아베 신조 정부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일 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며 태도를 바꿨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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