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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3·11 8주년 맞은 일본…여전히 아물지 않는 상처

등록 2019-03-10 16:40수정 2019-03-10 20:17

쓰나미 피해 고교 건물 모습 일반 공개
아직도 주검 못 찾은 행불자 2533명
후쿠시마원전 폐로 여전히 난제
오염수·오염토 처리도 해결 어려워
지난달 20일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마치에서 포크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다. 뒤에는 오염토를 보관하는 용도로 보이는 검은 자루들이 있다. 오쿠마/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마치에서 포크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다. 뒤에는 오염토를 보관하는 용도로 보이는 검은 자루들이 있다. 오쿠마/로이터 연합뉴스
‘종잇장처럼 구겨진 사물함, 쓰나미(지진해일)에 교실로 떠밀려온 자동차, 처참하게 부서진 문과 창문.’

10일 공개된 일본 미야기현 게센누마시에 있는 게센누마고요고등학교 건물엔 8년 전 이 지역을 할퀸 3·11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8년 전 ‘그날’인 2011년 3월 11일 해안가에서 약 500m 떨어진 이 학교에 거대한 쓰나미가 들이닥쳤고, 바닷물은 건물의 4층까지 차올랐다.

게센누마시는 3·11 동일본대지진 8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이 건물을 공개했다. 시는 3·11의 비극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이 건물을 영구 보존할 예정이다.

보존 결정에는 반대 의견도 상당했다. <엔에이치케이>(NHK)가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 주민과 피난민 1608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니, 건축물의 보존에 찬성하는 이는 28.2%(반대 35.4%)에 머물렀다. 반대하는 이들은 “당시를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50.4%)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그만큼 일본인들에게 동일본 대지진의 상처는 여전히 선명하다.

8일 현재 3·11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만5897명, 행방불명자는 2533명으로 집계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지진 이후 발생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참사로 인해 아직도 5만2000명이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사회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쿄전력은 40년 정도 시간을 들여 폐로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지만, 곳곳에 난제가 산적해 있다. 폐로를 위해선 노심용융(멜트다운)으로 녹아내린 원자로 압력용기 내 핵물질 찌꺼기를 끄집어내야 한다. 그러나 이곳엔 사람이 접근하면 목숨을 잃을 만큼 치명적인 방사선이 방출된다. 도쿄전력은 로봇 등을 투입해 안전한 수거방법을 고민해 왔지만, 8년째 노심용융이 발생한 원자로 3곳 중 어느 곳에서도 핵물질 찌꺼기를 끄집어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1986년 원전사고를 일으켰던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처럼 원자로를 콘크리트로 덮어 버리는 방식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부흥 계획과 배치되기 때문에, 추진하기 쉽지 않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하는 오염수 처리 문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선 지금도 하루 100t 이상 오염수가 발생한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시설(ALPS)을 통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 물질을 정화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정화했다는 물에서 기준치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원전 주변 물탱크 900여개에 저장 중인 막대한 오염수를 바다에 내버린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지만, 지역민들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도 확실한 처리 방법이 없다. 보관 장소가 마땅치 않아 아직도 학교나 보육원에 이를 보관하는 지역도 있다. 몇 년 안에 후쿠시마현에 있는 중간저장시설로 오염토와 오염물질을 옮길 예정이지만, 최종처분장 부지를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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