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부하 직원에게 폭언을 해 사퇴했던 시장이 재출마해 당선되는 일이 일어났다.
효고현 아키시시 이즈미 후사호 전 시장(무소속·55)은 17일 자신의 사퇴로 인해서 열린 선거에서 69.57%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는 지난 2017년 6월 도로 확장 공사 관련해 건물·토지 매입 협상을 담당하는 시 간부들에게 시장실에서 “바보냐. 너, 태워서 끝내라. 손해배상은 개인 돈으로 해라”고 소리쳤다. 도로 확장 공사를 위한 건물 매입이 진척되지 않자, 건물을 태워서라도 일을 진행하라는 폭언이었다.
그의 폭언은 지난 1월 29일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이후 일본 내에서 이즈미 전 시장의 ‘파워하라’(직장 내 권력형 폭력)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내 발언이 맞다. 화가 난 상황에서 한 말로 범죄를 교사한 것은 아니다. 용서받지 못할 행위를 했다”고 사죄했다. 그는 처음엔 사퇴를 거부했지만, 비판이 고조되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즈미 시장은 7일 보궐 선거에 입후보해 다시 당선됐다. <아사히 신문>은 이즈미 전 시장의 득표 수가 8만표를 넘어 이전 선거에서 얻은 표 수인 5만1000여표를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그는 17일 선거 사무실에서 “나의 폭언으로 선거가 다시 열려 큰 비용이 들었다. 다시 한 번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즈미 전 시장은 폭언 사실에 대해 사죄로 일관하는 선거 운동을 했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폭언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 반성하고 있다”며 비판을 누그러뜨렸다. 또한 자신의 임기 동안 아카시시 인구와 세금 수입이 증가했다며 실적을 강조했다.
사퇴로 인해서 열린 선거이기 때문에, 임기는 이전과 같은 4월 30일까지다. 아카시시는 한 달여 만에 다시 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는 “다시 한 번 선거에 출마해서 시민의 판단을 받들고 싶다”며 4월 선거에도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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