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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왕비가 된 마사코, ‘비운’ 떼낼 수 있을까

등록 2019-05-01 17:35수정 2019-05-02 17:12

화려한 조명 받으며 93년 결혼
2004년 적응장애 진단받고
공식 행사에 거의 모습 감춰
최근 활동 반경 조금씩 넓어져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1일 차를 타고 가며 즉위를 축하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지지 연합뉴스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1일 차를 타고 가며 즉위를 축하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지지 연합뉴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이 열린 1일, 도쿄 ‘황거’로 향하는 차 안에서 마사코 왕비는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도로에서 열광하는 이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러나 그의 웃음은 최근까지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니었다.

마사코가 왕세자이던 나루히토와 결혼한 것은 1993년이다. 이 결혼은 일본에서 엄청난 이목을 끌었다. 결혼을 축하하는 카퍼레이드를 구경하기 위해 19만명 이상이 거리에 쏟아져나왔다. 결혼이 더 화제가 된 것은 당시 여권신장 붐을 상징하는 ‘신세대 여성’ 마사코 때문이었다. 마사코는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소련과 미국 생활을 경험했다. 하버드대 졸업 뒤에 귀국해 도쿄대에 학사 입학했다. 도쿄대 시절엔 젊은이들이 선망하는 외교관 채용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들은 그런 마사코에게 ‘궁극의 커리어우먼’이란 별명을 붙였다.

그 전까지 일본 왕세자비는 내조에 집중하는 전통적 여성이었다. 그런 이유 등으로 나루히토의 할아버지 히로히토 당시 일왕 등은 마사코를 탐탁해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7년에 걸친 나루히토의 절절한 구애 끝에 둘은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과 동시에 시련이 시작됐다. 결혼 6년 뒤인 1999년 유산을 경험했다. 2001년 외동딸 아이코를 출산했지만, 왕권을 물려받을 왕자를 낳아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졌다. 또 왕실에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을 맡길 원했지만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마사코는 2003년 11월 건강 악화로 요양생활에 들어갔다. 이듬해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다. 보다 못한 나루히토 일왕은 2004년 기자회견에서 “대를 잇는 문제로 (마사코에게) 압력이 가해졌다. 마사코의 인격과 경력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사코는 2003년 말부터 10년 넘게 공식 행사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 서구 언론들은 ‘새장 속에 갇힌 새’로 비유해왔다. 그가 공식 행사 참가를 늘린 것은 2013년 네덜란드 방문 때부터다. 11년 만의 외국 공식방문이었다. 일본에선 왕비가 된 마사코가 건강을 회복해 외교관 경력을 살리기를 기대하는 여론도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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