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에서 흰색 방호복을 입은 일본 의료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10명 새로 나온 크루즈선 탑승자들의 짐을 옮기고 있다. 요코하마/교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에 대해서 “보통의 감기 바이러스와 비슷한 것 같다”며 “패닉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일본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일본감염증학회 이사장인 다테다 가즈히로 도호대학 교수는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과도하게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숫자는 일본에서도 증가하고 있지만 중증인 예는 없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가족이나 의사, 간호 등이 감염되지 않은 점이 중요하다. 의료계 종사자에게도 감염돼 사망자가 나온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일본 감염자 (중 일부에게 나타난) 폐렴은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서는 보이지 않고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로 밝혀진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평소 같으면 폐렴으로도 진단받지 않는 정도일 것이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서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배경에 의료 사정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처음 발견된 후베이성 우한시를 봉쇄하고 일본이 후베이성 체류 및 거주자 입국 제한 조처를 한 데 대해서는 “이미 중국에서 수십만명의 감염자가 일본으로 유입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내) 감염 확대는 이상할 것이 없다. 증상이 없는 사람, 가벼운 사람이 많아서 모를 뿐이다”고 말했다.
의료 기관 종사자들이 방호복으로 몸을 감싸고 격리된 귀국자를 대하는 데 대해서도 “그럴 필요는 없다. (감염이 의심돼) 방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불안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마스크를 쓰고 1m 이상 떨어지면 대화해도 걱정 없으므로, (기존) 대응을 바꾸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평소의 대책은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같다고 했다. “사람이 많은 곳은 감염 위험이 크므로 피한다. 마스크를 쓰는 등 기침 에티켓을 명심하고, 자주 손을 씻으라”고 당부했다.
다만, 그는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모르는 것은 많다. 백신도 치료약도 없으니 방심은 금물이다”고 당부했다. “특히 고령자는 몸이 약해지고 2차성 세균성 폐렴이 될 걱정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항생제 등으로 대처할 방법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니시우라 히로시 일본 홋카이도대 교수는 4일 도쿄 일본 외국특파원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베트남 등에서 발표된 감염자 52명의 정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절반 정도는 잠복기 감염자로부터 전염됐다고 분석했다. 이를 근거로 일본 정부가 강제 입원 등 감염자 봉쇄 정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봉쇄는 어렵고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감염자 치사율은 0.3∼0.6%로 추정했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추정치 2%보다 낮다. 사스 치사율 9.6%보다는 훨씬 더 낮다. 니시우라 교수는 “건강한 성인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치사율“이라며 “기초 질환이 있는 등 위험이 큰 사람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봉쇄 대책이 아니라 일부 중증인 사람에 대한 의료 체제 정비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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