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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야유 장군’ 아베, 야당 의원에 또 막말…일본 국회 파행 조짐

등록 2020-02-13 15:43수정 2020-02-13 16:03

입헌민주당 의원, 벚꽃 모임 사유화 등 비판하며
“도미는 머리부터 썩는다, 국가도 그렇다” 발언에
아베 “무의미한 질문이야” 각료석에서 야유 날려
야당 반발…국정 전반 걸친 예산안 심의 거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교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교도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당 의원에 야유를 해서 일본 국회에서 ‘심의 중단’ 상태가 벌어졌다.

입헌민주당 등 야당은 아베 총리가 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무의미한 질문이야”라고 야유를 한 데 대해 반발해, 국회 예산위원회 심의를 거부했다. 일본 국회 예산위원회는 신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기구이지만, 논의 내용은 예산안 자체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 걸쳐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2일 열렸던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시작됐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 의원이 총리 주최 공식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이하 벚꽃 모임)을 아베 총리가 사유화했다는 비판 등과 관련해 “도미는 머리부터 썩는다. 국가와 기업의 상층부가 썩어 있으니 남은 부분도 썩는다”고 말했다. 일본 의원들의 대정부 질의에서 마지막 부분에 질문이 아니라 감상이나 요청 사항을 얘기하는 일은 흔히 있다. 그러나, “머리부터 썩는다”는 표현에 화가 난 아베 총리는 각료석에서 “무의미한 질문이야”라고 야유를 날렸다.

이에 야당이 항의하자, 아베 총리는 “질문이 아니라 욕설의 연속이었다. 반론의 기회도 주지 않고 (질의를) 끝냈다. 이런 (질의·응답은) 무의미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에는 정부를 비판하는 입헌민주당 의원 질의 때 각료석에서 “공산당”이라고 야유를 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이 밖에도 “없어. 그런 건” “빨리 질문해” 등 야유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여러 번이다. ‘야유 장군’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벚꽃 모임 사유화 논란, 카지노 스캔들 등으로 야당 의원들에게 집중 추궁을 당하고 있는 아베 총리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야유뿐 아니라 공격적인 답변을 하는 경우가 잦다. 이날 구로이와 다카히로 입헌민주당 의원은 벚꽃 모임과 관련한 자신의 질문을 “거짓말”이라고 공격한 아베 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아베 총리는 답변에서 “내가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대책 등을 (심의하는) 중요한 예산위에서 비생산적인 논의를 오래 계속하고 싶지 않다”며 질문의 주제를 주문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아베 정부가 친아베 성향으로 알려진 도쿄고검 검사장의 정년을 연장하는 전대미문의 일을 벌인 것과 관련해 고토 유이치 국민민주당 의원이 “(정권의) 수호신으로 남기고 싶은 것이냐”고 추궁하자, “억측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천박한 이의 억측’이라는 관용구에서 천박이라는 표현은 뺐지만, 강하게 야당 의원을 공격했다.

일본 여당과 야당은 중단된 국회 심의를 다음 주 집중 심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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