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본 도쿄 전시시설인 ‘빅사이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남성이 행사 주최 쪽이 준비한 마스크를 받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6일 현재 각각 164명(크루즈선 제외), 57명이다. 두 나라의 경우 애초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검사 건수’가 적어 실제 감염자 수가 과소 집계됐거나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를 제외한 일본 내 바이러스 검사 건수는 26일 낮 기준으로 1890건이다. 같은 날 오전 9시 기준으로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4만6127건을 검사(확진 1146명)했다고 발표했다. 아베 도모코 입헌민주당 의원은 이날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하루 검사 건수가 한국의 10분의 1, 20분의 1이라는 점은 이미 지적돼왔다. (정부가) 검사를 충실히 하겠다고 했지만 실적은 높아지지 않았다”고 추궁했다. 답변에 나선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검사는 국립감염연구소, 검역소, 지방위생연구소, 대학 등에서 한다. 국립감염연구소와 검역소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매일 수치가 나오지만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위생연구소는 여러 사정이 있어 실시간으로 보고되는 곳과 늦는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후생노동성은 지자체까지 합친 전체 누적 검사 건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토 후생노동상도 25일 중의원 예산위에서 정확한 검사 건수에 대해 “모른다”고 답변했다.
<도쿄신문>은 이날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검사를 의뢰해도 거부당하는 경우가 있다며, 체온이 일본 정부가 검사 대상 기준으로 제시한 37.5도보다 겨우 0.2도 부족한 37.3도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사례를 보도했다. 일본의 검사 건수가 적은 이유는 검사할 수 있는 의료기관과 인력의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검사 뒤에 감염자가 급증하면 올해 도쿄올림픽 개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터라 검사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진환자가 57명(크루즈선 탑승자 포함)뿐인 집계치와 관련해 진단검사를 받은 인원이 소수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포스트>는 25일 한국이 바이러스 검사 3만5천건을 하는 동안 미국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를 제외하고 426건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 검사 시행지침(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호흡기질환 증상이 있는 환자가 최근 중국을 다녀왔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을 한 경우만 검사 대상이다. 이 신문은 “진단 시약이 부족해 진단을 할 수 있는 곳도 매우 제한돼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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