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시 한 운동장에 흰 글씨로 ‘SOS’가 적혀 있다. <엔에이치케이>(NHK) 갈무리.
일본 남부 규슈 지방에 있는 구마모토현을 중심으로 4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인명피해가 48명까지 늘었다. 현재 비가 그쳤지만 5일 밤부터 이 지역에 다시 비가 거세질 전망이어서 추가 피해 우려가 나온다.
4일 시간당 최고 100㎜가량의 폭우가 내려 구마모토현에 있는 구마가와 강이 범람해 주택과 건물이 물에 잠기면서 5일 오후 5시 현재 20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심폐정지(사실상 사망했으나 의사의 판단이 내리기 전 상태) 14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엔에이치케이>(NHK)가 보도했다. 건물 2층까지 물에 잠긴 구마무라 근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는 14명이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에 나선 자위대원은 “요양시설에 아직 30명이 있다”고 말했다.
도로까지 침수되면서 구마무라 사람들이 고립돼 경찰과 자위대원들은 보트를 타고 구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된 한 여성은 “물도 전기도 없는 상태라 힘들었다”며 “근처 사람들이 함께 먹을 것을 나누고 협력해 하룻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육상 자위대 헬기가 이날 오전 촬영한 구마무라 영상에는 어린이집 정원에 하얀 글씨로 ‘고노세 어린이집 120명 피난’ 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NHK 헬기 영상에서도 이날 오전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시 한 운동장에 흰 글씨로 ‘SOS’가 적힌 모습이 찍혔다. 트위터에서도 구마모토 피해 사례를 담은 사진과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일본 남부 규슈 지방에 있는 구마모토현을 중심으로 4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최소 7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구마모토/AP 연합뉴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번 폭우로 구마모토현에서 15건, 가고시마현에서 1건 등 최소 16건의 산사태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마모토와 가고시마 현에서는 이날 총 9만2천여가구, 20만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일본 정부는 규슈지방 폭우와 관련해 4일 오전, 오후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료 회의를 열어 1만명 규모의 자위대원을 동원해 수해지역에서 인명 구조 및 복구 작업을 돕도록 했다. 아베 총리는 회의에서 “각지 피난소에 코로나19 대책을 충분히 세워달라”고 강조했다.
일본 기상청은 5일 밤부터 이 지역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고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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