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학 중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의인 이수현(1974∼2001)씨의 20주기 추도식이 26일 한일 양국에서 개최됐다. 이씨는 2001년 1월26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JR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열차에 치여 숨졌다.
이씨의 뜻을 기려 설립된 ‘LSH 아시아 장학회’ 등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이날 오후 20년 전 사고 현장인 신오쿠보역 헌화에 이어 인근에 마련된 별도 추도식장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어머니 신윤찬씨는 자필로 쓴 편지를 통해 “국경을 넘은 큰 인간애를 실현하고자 했던 아들 수현의 꿈을 이어가는 일에 앞으로도 큰 응원을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일 두 나라의 마음을 이으려 했던 고인의 뜻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부임해 자가 격리 중인 강창일 주일 한국대사도 영상메시지에서 “고인의 희생은 한일 우호 협력 관계에 울림이 됐다”며 “20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다양한 형태로 한일 간 가교가 된 고인의 삶을 기억하며 기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일 한국대사관은 대사관 유튜브 채널(youtube.com/kankantube)을 통해 고인의 삶을 담은 영화 ‘가케하시’ 온라인 상영회를 이달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다.
이날 이씨의 고향인 부산에서도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 주최로 20주기 추도식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마루야마 코헤이 주부산일본국총영사도 참석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