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반한다는 첫 법원 판결이 나왔다. NHK 갈무리
일본에서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반한다는 첫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삿포로지방법원은 17일 홋카이도에 사는 동성 커플 3쌍(6명)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반한다며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위헌”이라고 판결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배상은 기각됐다.
법원은 “성적 지향은 사람의 의사로 선택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며 “동성커플이 혼인에 의해 생기는 법적 효과의 일부조차 받지 못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다만 “국회가 바로 (위헌 상태를) 인식하기 쉽지 않았다”며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위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시해 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본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라며 비슷한 소송이 전국 5개 법원에서 진행되는 만큼,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재판장이 차별이라고 말하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며 “이번 판결로 곧바로 동성결혼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싸움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전했다. 원고들은 또 “법원에서 판결이 나왔으니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며 “판결을 받아들여 검토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재판 자료를 보면, 현재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국가나 지역은 29곳이며 일본에서도 동성커플을 공적으로 인정하는 ‘파트너십 제도’를 도입한 지방자치단체가 78곳에 달한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