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가 복지과잉을 우려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과잉 사례로 학교 무상급식과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혜택을 꼽았다는데, 우리나라의 복지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하 수준이라는 현실에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자살골에 가까운 것 아닐까요? 무임승차의 수혜자인 65살 이상 노인이 집권 한나라당의 주요 지지층임을 깜박 잊은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표현이야 어떻든 김 총리가 하고 싶은 얘기가 이들 특정 복지제도의 폐지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행간을 읽어보면,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가 혜택받는 보편적 복지에 반대한다”는 발언에 김 총리의 본뜻이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복지, 특히 보편복지가 정치적 의제로 전면에 떠오른 것은 1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전면 무상급식을 추진하면서, 보편복지 개념이 처음 대중과 만났습니다. 그러나 그 정치적 폭발력을 입증하기에는 긴 기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중심으로 복지 논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뜻이 거기에 있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렇게 불이 붙은 복지 담론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여야 가릴 것 없습니다. 정부의 화두도 친서민·복지 확대입니다. 사실 친서민·복지 확대 꼬리표 없는 ‘공정사회’는 무늬만 공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력 차기 대선주자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2012년 차기 대선에도 유력한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일 것입니다. <한겨레>는 13일치에서 정치권의 이런 흐름을 기획 기사로 짚은 적이 있습니다.
김 총리 발언은 이런 기류에 대한 불편한 심경 표출로 봐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를 어찌 김 총리 혼자만의 반감이며 경계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거칠게 말하면, 기득권층, 시장주의자, 신자유주의자들의 이해관계와 생각이 반영된 게 아닐까요?
그러나 한번 터진 둑을 막을 수 있을까요? 갈수록 심화하는 양극화와 계층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다른 정책대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걸까요? 설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파산한 신자유주의 기조에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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