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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선 어떨까

등록 2010-10-22 15:19

한국이 환율전쟁의 한복판에 섰습니다.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그 무대입니다. 이들은 오후 3시30분 시작되는 제1세션 ‘세계경제 동향 및 전망’을 시작으로 내일까지 환율 문제를 집중논의합니다.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해온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지20 회원국들이 이번 회의에서 과연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갈수록 관세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이제 환율은 국제무역전쟁의 최대 무기로 떠올랐습니다.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자국 상품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됐습니다.

이번 환율전쟁은 애초 미국과 중국의 싸움으로 시작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전세계적인 규모로 확대됐습니다. 그 와중에 개발도상국들은 달러 약세를 피해 몰려든 외국자본 때문에 수출시장에서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돈을 풀어대고 금리를 낮추는 바람에 투기성 자본들이 몰려와 경제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과도한 자본 유입을 막는 규제책 마련에 바쁘다”는 이유로 지20회의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그렇다 해도 당사국들의 움직임을 보면 일단 정면충돌은 모두가 원치 않는 것같습니다. 우선 중국이 회의를 며칠 앞두고 금리를 깜짝 인상하는 것으로 이런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성장 속도를 조절하는 조처를 취함으로써 위안화 절상 압박이라는 미국의 칼끝을 다소나마 무디게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미국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달러화 추가 약세를 원치 않는다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대신 미국은 경상수지 목표제를 도입해 각국의 환율을 통제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미국의 의도에 대해 신흥국은 물론 독일, 일본 같은 선진국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의장국인 한국은 일단 ‘지20 회원국들이 환율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하고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시스템을 지향한다’는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떤 합의점을 모색하든 의장국으로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소외된 신흥국이나 후진국들의 목소리입니다. 그렇잖아도 한국 정부는 외교무대에서 미국에 편중돼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형국입니다. 예컨대 한국 정부는 개도국들의 주요 관심사인 토빈세(국제 투기자본의 유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매기는 세금) 문제를 채택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의제로 올리는 것조차 포기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강부자’ 위주의 정책으로 계층간 불균형을 심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환율전쟁이라는 거대한 국제무대에서 과연 강자와 약자 사이의 균형을 잡아낼 수 있을까요?

곽노필 편집국 부국장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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