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70% 복지론’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안상수 대표의 2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입니다. 국민의 70%가 복지정책의 혜택을 보도록 하겠다는 표현인데, 전국민의 복지를 주장하는 민주당의 ‘보편 복지’에 대한 차별화로 보입니다.
안 대표는 이날 ‘개혁적 중도보수 정당’도 들고 나왔습니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중도’ 개념을 당강령에 명시한 적이 없습니다. 당의 좌표를 왼쪽으로 한 클릭 이동하겠다는 이념적 표현으로 보입니다. 앞서 민주당은 이달초 당강령에서 ‘중도개혁주의’를 삭제하고, 진보 정책 강화를 선언한 바 있죠. 정치권의 진보·복지 담론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 같지 않습니까?
정치적 선언 한 번으로 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것이겠죠? 실제 한나라당의 실천의지에 의구심을 보이는 시각도 많습니다. 복지재원 확보를 위해서는 부자감세 철회나 다른 예산 전용이 불가피한 데 한나라당이 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글쎄요, 한번 봅시다, 한나라당이 올 연말 내년 예산심의 과정에서 얼마나 복지예산을 배정하는지. 그리고 그 진정성을 판단합시다.
민동석씨의 외교부 차관 내정 소식에 정치권과 시민단체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각설이 인사”(민주당), “국민도전 인사”(민주노동당), “국민에 대한 모독”(참여연대) 등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굴욕적인 한·미 쇠고기 협상의 주역이며 촛불시위를 ‘이념투쟁’ ‘내란죄’ 등으로 폄하했던 민씨의 발탁은, 촛불 앞에 두 차례나 사과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한 속내라는 판단인 것이죠.
그러나 어쩌면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닙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커밍 아웃’을 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많은 억측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보고서를 만들라”고 정부부처에 지시했었죠.
사람에 대한 호·불호나 평가는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생각도 따로 있을 수 있고요. 그렇지만 민씨의 발탁이 야당과 시민단체의 격한 반응을 불러올 것이라는 것을 이 대통령이 몰랐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래, 반대할 테면 해봐라, 내가 눈하나 깜빡하나.” 이런 것 아닐까요?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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