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불법 명의 도용 휴대폰인 대포폰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합니다. 민간인 불법사찰로 물의를 빚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사용하도록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이귀남 법무장관이 1일 국회에서 시인한 내용입니다.
거의 모든 인터넷 사기사건에는 대포폰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른바 ‘업자’가 “휴대폰을 개통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노숙자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꾀어, 그 사람 명의로 휴대폰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른바 ‘꾼’이 이 휴대폰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는 것입니다. 나중에 문제가 되어도 신분이 드러날 염려가 없으니, 꾼들에게는 전가의 보도 아니겠습니까? 명의를 빌려준 사람은 나중에 수백만원, 수천만원의 핸드폰 이용료를 덤터기 쓰기도 합니다.
이처럼 음습한 범죄의 냄새가 진동하는 물건을 청와대가 5대나 구입해, 정부기관에 제공했다니... 그 발상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검찰은 공직윤리지원관실 수사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밝혀내고도 덮어버렸다고 합니다. 대포폰을 청와대에 점잖게 돌려주기까지 했다고 하니, 모두 한통속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약한 자엔 강하고 강한 자에 약한 게 검찰의 속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제 이쯤 되면 검찰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한 수사를 다시 해야 합니다. 민간인 불법사찰의 배후가 청와대임이 다시 명확히 드러났으니까요.
현병철 위원장 체제의 국가인권위가 결국 파행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상임위원 3명 중 2명이 1일 현 위원장의 독단과 전횡에 항의하며 사퇴의사를 밝혔습니다. 인권위 직원들도 이날 현 위원장이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며 항의 성명을 냈습니다.
현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임명될 때부터 인권분야 경력이 전혀 없는 물권법 전공자인 점 때문에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후 박원순 변호사의 국정원 명예훼손 사건이나 야간집회 금지 위헌법률 심판제청 안건, 정부의 민간인 사찰 사건 등 주요한 인권현안에 부결되거나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현 위원장은 또 유엔 인권보고관과 인권위 상임위원들의 면담을 막아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기륭전자 노사가 파업 5년 2개월 끝에 대타협을 이뤄냈습니다. 애초 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고하면서 시작된, 파업과 징계, 고소·고발, 농성, 직장폐쇄로 이어진 그 긴 고통의 기간, 얼마나 힘겨웠을까, 진한 아픔이 느껴집니다. 김소연 노조분회장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바람 하나로 버텨왔다고 합니다. 다시 이런 고통이 반복되지 않길 바랍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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