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대포폰 게이트’가 점입가경입니다. 한나라당에서도 홍준표 최고위원에 이어 주성영·권영세·김성식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홍 최고위원이나 김 의원의 경우 평소에도 속된 말로 ‘입바른 소리’를 종종 하는 의원들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대구 동구갑 출신의 주 의원이 나섰다는 게 눈길을 끕니다. 특히 주 의원이 현재 국회 사법제도개선특위 법원소위 위원장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실립니다. 이쯤 되면 권력핵심도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검찰의 부실수사는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검찰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대포폰을 건네준 사람이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의 최 아무개 행정관임을 알고도, 당시 직속 상관인 이영호 전 비서관을 추가 조사하지 않았음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이 전 비서관은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보고를 받고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이에 대한 검찰의 해명은 “추궁할 내용을 얻었으면 그랬겠지만 근거자료를 확보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이 지난달 “청와대에 정기적으로 업무보고를 했다”고 진술했고,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의 수첩에서 ‘BH(청와대) 지시사항’ 메모가 공개됐고, 또 복원된 하드디스크에서 ‘ BH·민정수석·총리 보고용 폴더’가 발견됐는데, 더 무슨 근거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확보되지 못한 핵심 근거자료가 ‘몸통’의 수사 허가서인가?
천안함 논란이 이번에는 ‘조개 논쟁’으로 비화하였네요. 한국기자협회·한국피디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언론 3단체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가 어뢰추진체 프로펠러 내부에 조개가 붙어있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언론보도검증위는 “조개 끝 부분에서 발견된 흰색 침전물질은 조개가 이 물질의 생성 전부터 어뢰 추진체 속에 있었음을 확인해 준다”며 국방부에 증거보전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조개를 수거해 한국 패류학회에 분석을 맡겼고, 그 결과를 4일 발표했습니다. 결론은 “비단가리비 패각의 일부로 어뢰폭발 뒤 스크루 구멍 속으로 들어간 것”이라는 것입니다.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의혹 제기에 대해 합리적 설득 노력보다 ‘친북 좌파’ 아니면 ‘애국심 부족’ 쯤으로 몰아붙이는 정부의 일방적 행태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이번에도 국방부는 언론검증위의 증거보전 요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조사한 뒤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답답합니다. 신뢰는 결과가 아닙니다.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4일 시작되었습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중간선거 패배 뒤끝이라 자동차와 미국산 쇠고기 시장에 대한 개방압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은 이번이 두번째 입니다. 한-미 양국은 2007년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 타결을 공식 발표했지만, 3개월 뒤 미국의 요청으로 노동·환경·의약품·투자 등 7개 분야의 협상을 다시 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거의 다 받아들였습니다.
이번 재협상도 3년전처럼 미국의 요구로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밀실 협상이 또 다시 정부의 일방적 양보로 이어질까 우려됩니다. 더욱이 이번 재협상의 경우 시한을 다음주 목요일부터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이전으로 정해놓고 하는 것이어서 졸속 협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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